22일 리뉴얼한 국립 경찰박물관 가보니
경찰역사 총망라…AR활용한 직업체험까지
역사와 실감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 재탄생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경찰 아저씨가 왜 필요한지 알게 됐어요. 나중에 커서 저도 경찰이 되고 싶어요.”
| 서울 종로구 행촌동의 경찰박물관 전경. (사진=정두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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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경찰박물관 3층. 서울 종로구 평동에서 온 최모(37)씨의 초등학생 자녀 김모(8)군은 도로 위를 지휘하는 ‘꼬마 교통경찰’이 됐다. 증강현실(AR) 속 교통경찰 체험존 바닥 화면에 나오는 수신호를 직접 따라 하며 밀려드는 차량 정체구간의 길을 터줬다. 엄마를 따라 두 팔을 벌려 수신호를 내리는 모습이 꽤나 진지하다. 어머니 최씨는 “이곳에서 경찰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나중에 아이가 좀 더 크면 다시 와서 경찰의 역사도 가르쳐 줘야겠다”며 웃었다.
2005년 개관한 국립 경찰박물관이 이날 새롭게 단장한 상설전시실을 선보였다. 경찰의 역사를 보존·전시하는 이 곳은 약 1만2700여 점의 경찰 관련 소장품을 갖췄을 뿐더러 이번 전시 개선사업을 통해 경찰의 업무 소개 및 업무 체험이 가능하도록 400평 규모의 첨단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 경찰박물관 3층에 마련된 경찰 이해·체험실. 한 아이가 엄마와 함께 증간현실(AR)을 활용한 교통경찰 업무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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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박물관 3층은 경찰 이해·체험실과 기획전시실 등 2개 공간으로 꾸며져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112신고 접수 처리부터 교통경찰 수신호 등 민생치안업무는 물론 과학수사, 보이스피싱, 몽타주 작성 등 다양한 경찰 업무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다. 경찰 진로·입직 관련 정보검색 영상을 비롯해 순찰차·경찰 오토바이 탑승, 경찰 근무복 입어보기, 38구경 리볼버 권총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경찰을 꿈꾸는 청년들에게도 실감 나는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같은 층 기획전시실에 마련된 ‘수사반장’ 특별전이다. MBC 수사물 드라마인 ‘수사반장’은 1971년에 시작해 1984년 종영한 이후에도 시청자들의 요구에 따라 1985~1989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됐다. 수사반장을 기억하는 중장년층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기획전시실에선 출연진의 친필 사인이 담긴 드라마 대본, 최불암이 맡았던 박 반장 실제 모델인 최중락 총경의 유물, 1970~1980년대 경찰이 사용한 장비 등을 볼 수 있다.
4층 경찰역사실에선 △대한민국 경찰의 발자취 △경찰복제변천 △실감형 영상관 △참경찰 인물열전 등 총 4개 관을 둘러볼 수 있다. 경찰역사실은 조선시대·근대기의 경찰을 시작으로 지난해 국가수사본부 출범 및 자치경찰제 시행까지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포도청의 포졸들이 호신 및 범인 검거용으로 사용하던 ‘육모방망이’, 경찰관 조선어 교과서, 전국 순사 채용시험 문제집과 수험필승법, 1947년 창설된 서울여자경찰서 사진 등 다채로운 역사의 흔적들도 흥미롭다.
양성숙 경찰박물관장은 “경찰박물관은 구청사 부지가 재개발 대상 구역에 편입돼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AR 기술을 활용한 체험 콘텐츠와 최신 전시기법을 도입해 관람객에게 경찰의 역사와 경찰 업무에 대한 이해와 체험을 제공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양 관장은 “경찰 사료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전시하고 경찰직업체험교실, 과학수사교실 등 다양한 교육 운영과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민과 경찰이 함께하는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경찰박물관 4층에 마련된 경찰역사실. 대한민국 경찰의 역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정두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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