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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은 이날 해당 판결 이후 처음으로 열린 수요시위에서 정의연은 판결의 역사적 의미와 한국과 일본 정부에 대한 요구사항을 피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부장판사 김정곤)는 지난 8일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 일본국은 원고들에게 각 1억원씩 배상하라”며 원고 전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국내 법원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정의연은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를 ‘양국 정부의 공식 합의’라고 한 외교부 논평에 대해 “역사적인 판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반응은 실망스러움을 넘어 분노스럽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이사장은 “이번 재판부가 국가 대 국가로서의 정치적 합의가 있었음을 선언한 데 그친다고 지적한 ‘2015 한·일 합의’를 양국정부의 공식 합의라고 한 논평의 근거를 밝혀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의 판단을 진심으로 존중한다면 피해자 명예와 존엄성 회복과 방향이 무엇인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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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외교부가 2년 전에는 “당사자인 할머니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2015년 합의는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한 것과 달리 일본 정부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법적 판결이 나오자 일본의 위안부 합의가 공식 합의라는 점만 재차 강조하며 뒷짐만 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연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 “항소도 거부한다”며 우리 법원의 판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에게도 책임 이행을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절대규범도 고정된 실체도 아닌 국가면제(주권면제) 이론 뒤에 숨어 재판의 근거를 흔들며 한·일 관계 파탄론으로 역공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지금이라도 20세기 최대 인권침해 범죄로 꼽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불법성과 책임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피해자들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국을 상대로 제기한 2차 소송에서도 정의로운 판결이 다시 한 번 구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오늘 선고가 있을 예정이었지만 미뤄졌는데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1차와) 같은 기조의 정의로운 상식적인 판결을 내줄 것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예정됐던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두 번째 소송은 이틀 전 돌연 선고가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판사 민성철)는 추가 심리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오는 3월 24일을 변론기일로 지정했다. 선고가 미뤄진 것은 당시 반인도적 범죄에 관해선 주권(또는 국가)면제론을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하는 등 지난 8일 원고 승소 판결이 내려진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소송은 참여자가 다르다는 것뿐 내용은 비슷하다. 최대 쟁점은 첫 번째 소송처럼 주권 국가는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법상 ‘주권면제(국가면제)’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