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P통신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사 제목이다. 손 세정제, 마스크를 구하는 데 행운이 필요할 만큼 코로나19 안전용품을 찾기 힘들다는 뜻이다. 뉴욕과 시애틀 등 주요도시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이른바 ‘마스크·세정제 대란’이 미국에서도 현실화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열흘 만에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른 확산세를 보이자 대형 유통업체 월마트·월그린 등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갤런 게이츠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주 월그린 매장 두 곳을 비롯해 세이프웨이, 인근 편의점까지 돌아 다녔지만 손 세정제를 사는 데 실패했다”며 “이번 달 말 텍사스의 음악·영화 축제에 갈 계획인데 그때까지 손 세정제를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가격 폭등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의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에는 ‘바가지 요금’을 붙인 마스크 및 손 세정제 상품들이 점점 더 높은 가격으로 등록되고 있다. 지난 월요일 아마존 웹사이트에는 기존에 10달러(약 1만1800원)에 판매되던 퓨렐의 2온즈 손 세정제 24개 팩이 400달러(약 47만3200원)에 나와있다. 3M이 제조한 마스크 20개입 세트는 기존에 14.99달러(약 1만7700원)였지만 이제는 387달러(약 45만7800원)에도 판매된다.
가격 급등에 사재기 현상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텍사스주에 사는 켄 스미스는 “월그린 매장을 찾은 지 세 번만에 세정제를 발견했지만 남아 있던 퓨렐 세정제 중 2개를 사왔다”며 “사재기를 하기는 싫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의료 현장은 마스크 대란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국 최대 간호사 노조인 미국간호사연합(NUU)이 6500명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3분의 1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포한 캘리포니아주간호사연합(CNA)에서는 기자회견을 열어 최전선 간호사들에게 가장 좋은 수준의 보호장비를 제공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매번 손을 씻으러 갈 수 없는 간호사·의사의 경우 마스크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 더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보건부(HHS)에 따르면 현재 팬데믹 진입 시 의료진에게 필요한 마스크 수량의 1% 수준만 확보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물량 확보에 나서는 한편 바가지 요금·사재기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은 가격 폭등 사례가 보고된 후 정책에 위반하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당 상품을 목록에서 삭제 조치하고 있다. 미국 최대 식료품 판매업체 크로거는 사재기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한 주문당 5개의 위생용품을 살 수 있도록 구매 방침을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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