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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로 몰린 韓 투자금 '역대 최대'…주식도 채권도 美만 샀다

김정현 기자I 2019.06.25 14:48:16

한국은행, 2018년 지역별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
지난해 해외투자자금 31%는 미국으로…사상최대
가장 안전한 美 채권·수익률 선방한 美 주식 인기

자료=한국은행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국내 해외투자의 미국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대미 투자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간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쌓아놓은 무역장벽 탓에 현지 투자를 늘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1168억달러로 전년 대비 444억달러 늘어났다.

이 중 미국으로 향한 투자잔액은 3488억달러로 전체 31.2%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편제된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유럽연합(2003억달러·17.9%), 동남아(1537억달러·13.8%), 중국(1372억달러·12.3%) 등 여타 지역에 비해 확연히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 경제가 그나마 선방했기 때문이다. 주식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년 대비 5.6% 하락했다. 이는 여타 주요국 주가 하락 폭보다 양호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7% 내렸고,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는 각각 13.5%, 14.3%, 12.1% 하락했다. 지난해 말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 중 지분증권(주식) 잔액은 전년 대비 129억 증가한 1269억달러였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미국 채권에도 국내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말 미국 부채성증권(채권) 투자잔액은 772억달러로, 전년 대비 42억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그나마 미국 주가가 덜 하락했고,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견조했다”며 “이 때문에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말 중국에 대한 투자잔액은 1372억달러로, 전년 대비 30억달러 하락했다. 중국에 대한 증권투자가 지난 2017년 말 179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49억달러로 줄어든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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