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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말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1168억달러로 전년 대비 444억달러 늘어났다.
이 중 미국으로 향한 투자잔액은 3488억달러로 전체 31.2%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편제된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유럽연합(2003억달러·17.9%), 동남아(1537억달러·13.8%), 중국(1372억달러·12.3%) 등 여타 지역에 비해 확연히 높은 비중이다.
지난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 경제가 그나마 선방했기 때문이다. 주식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미국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년 대비 5.6% 하락했다. 이는 여타 주요국 주가 하락 폭보다 양호한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7% 내렸고, 중국과 유럽연합(EU),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는 각각 13.5%, 14.3%, 12.1% 하락했다. 지난해 말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 중 지분증권(주식) 잔액은 전년 대비 129억 증가한 1269억달러였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취급되는 미국 채권에도 국내 투자자금이 유입됐다. 지난해 말 미국 부채성증권(채권) 투자잔액은 772억달러로, 전년 대비 42억달러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그나마 미국 주가가 덜 하락했고,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도 견조했다”며 “이 때문에 미국에 대한 투자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말 중국에 대한 투자잔액은 1372억달러로, 전년 대비 30억달러 하락했다. 중국에 대한 증권투자가 지난 2017년 말 179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49억달러로 줄어든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