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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판다”…‘웨더리스’에 빨라진 경량패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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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애 기자I 2026.10.06 11:3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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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5주·르꼬끄 3주 앞당겨…출시 경쟁 조기 점화
지난해 품절 잇따르자 물량 최대 2배…라인업도 확대
여성·키즈로 수요 세분화…편의점까지 경량패딩 판매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지난해 경량패딩 흥행을 확인한 패션업계가 올해는 판매 시계를 한층 앞당기고 있다. 한여름인 7월 말부터 신제품을 내놓는가 하면 대부분의 브랜드들은 출시 시점을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앞당기고 물량도 최대 두 배로 늘리는 등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프돔 경량 구스다운 후드 자켓(사진=시에라디자인)
하프돔 경량 구스다운 후드 자켓(사진=시에라디자인)
기후변화로 계절의 경계가 흐려지는 ‘웨더리스(Weatherless)’ 현상 속에서 경량패딩이 초가을 틈새 상품을 넘어 간절기부터 한겨울까지 입는 멀티 시즌 아우터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6일 패션·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량패딩 시장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빨라진 판매 시점이다.

실제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9월 초였던 경량 다운 판매 시점을 올해 7월 30일로 약 5주 앞당겼다. 7월 말 일부 제품을 먼저 선보인 뒤 8월 중순부터 색상과 스타일을 확대했다. 노스페이스의 대표 경량패딩 ‘벤투스 온볼 패딩 자켓’도 무더위가 한창이던 8월 12일 출시됐다. 르꼬끄 스포르티브도 지난해 9월 16일이었던 첫 출시 시점을 올해 8월 말로 약 3주 당겼다. 시에라디자인 역시 8월 말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신규 하프돔 다운 라인업을 공개하며 일찌감치 겨울 아우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체들이 판매 시계를 앞당기는 동시에 물량 확보에 나선 배경에는 지난해 경량패딩의 예상 밖 흥행이 있다.

무신사 스토어의 지난해 8~11월 경량패딩 거래액은 전년 대비 322% 증가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시티 레저’ 라이트 다운 재킷은 주요 색상과 사이즈에서 반복적으로 품절됐다. 이에 올해 준비 물량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시에라디자인 역시 지난해 경량 다운 제품군 매출이 전년 대비 478% 급증하며 전체 브랜드 매출 증가율인 356%를 웃돌았다. 이에 올해 시그니처 경량 다운 제품군 물량을 약 50% 늘렸다. 시에라디자인 관계자는 “지난해 제품을 구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신제품을 선구매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스페이스의 벤투스 온볼 패딩 자켓도 지난해 출시 당일 공식 온라인몰 초도 물량이 품절됐고, 일부 경량패딩은 리셀 시장에서 정가의 최대 3.7배에 거래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노스페이스 ‘키즈 벤투스 온볼 패딩 자켓’을 착용한 신우와 이준의 모습(사진=영원무역)
노스페이스 ‘키즈 벤투스 온볼 패딩 자켓’을 착용한 신우와 이준의 모습(사진=영원무역)
물량 확보를 넘어 상품군 자체도 넓어지고 있다. 경량패딩이 특정 계절에 잠깐 입는 방한복에서 일상·출근·레저 등에 두루 활용하는 아우터로 자리 잡으면서 고객과 용도별로 시장을 세분화하는 전략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기존 남성 중심이던 다운 제품군을 여성과 키즈까지 확대하고 색상과 스타일을 늘렸다. 르꼬끄도 지난해 1개였던 경량 다운 모델 품목을 올해 3개로 늘렸다. 시에라디자인은 대표 상품인 ‘하프돔 경량 구스다운 후드자켓’의 남녀 색상을 각각 4종에서 5종으로 늘리고 밑단 스트링을 추가하는 등 디자인도 보강했다.

대형 패션사는 여러 브랜드를 활용해 수요를 더 촘촘하게 나누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빈폴·빈폴키즈·구호플러스 등에서 경량패딩 라인업을 강화했다. 에잇세컨즈는 20·30대를 겨냥한 초경량 ‘올데이 에어’를, 빈폴은 일상과 출근에 활용할 수 있는 ‘베러 라이트 다운’을 내놨다. 빈폴키즈는 활동성을 강조한 아동용 제품을, 구호플러스는 다른 옷과 겹쳐 입는 ‘비트윈 아우터’를 선보였다.

수요가 늘면서 경량패딩의 저변은 전문 패션 채널 밖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이마트24는 올해 처음 경량패딩을 동절기 의류 상품군에 포함해 이달부터 3만 4900원에 판매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경량패딩 한 품목의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로 봄·여름(SS), 가을·겨울(FW)로 나누던 전통적인 시즌 구분이 느슨해지면서 실제 기온과 소비 반응에 맞춰 상품 출시 시기와 물량을 조절하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경량 아우터를 특정 계절에만 입는 상품으로 생각하지 않게 되면서 수요 기간 자체가 길어지고 있다”며 “업체들도 이에 맞춰 출시 시기를 앞당기고 물량과 디자인을 확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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