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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68.5%로 전달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5년 7월 최초로 70%대를 넘어선 뒤 작년 12월까지 70%대를 유지해 왔다가, 2년7개월 만인 지난 1월 70%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전세가율 하락세가 뚜렷했다. 강남구는 지난달 아파트 전세가율이 53.3%로 전달보다 1.1%포인트 떨어졌으며, 서초(55.9%)·송파(57.5%)도 각각 1%포인트 이상씩 하락했다.
전세가율은 주택시장 가수요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전세가율을 통해 가수요와 실수요 비중 수준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 지표가 높을수록 이른바 ‘갭투자’(시세 차익을 노리고 매매가격과 전세금 간 차액이 작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식)가 횡행하는 등 부동산 경기가 과열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율이 통상 50~60%대면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본다.
그런데 올해 들어 아파트 전세가율이 60%대로 떨어졌다고 하더라도 서울 주택시장이 가라앉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1월 주택시장 상황을 뜯어 보면 전셋값과 매매가격이 비슷하게 조정되면서 전세가율이 하락한 게 아니라, 매맷값이 지나치게 뛰면서 전세가율을 끌어내린 측면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월은 일시적 이상현상이었고 2월 들어 매매가격과 전세값이 동시에 조정을 겪으면서 부동산 과열 경기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달보다 0.12% 올랐으나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다. 1월 상승률은 0.18%였다. 2월의 전월 대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99%였지만 역시 1월 상승률보다 0.03%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주택시장 가격을 좌우하는 강남·서초·송파구의 매매 및 전세 가격 상승률 모두 전달보다 꺾였다.
특히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전셋값 하락세가 뚜렷해 갭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보증금난’(전셋값 하락으로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새 세입자에게서 돈을 받아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줘야 하는데, 전세값 하락으로 추가 자금으로 보증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입주 물량 증가로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집값 상승폭도 둔화하고 있어 당분간 전세가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