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정상회의 폐막…'신흥국 리더' 꿈꾼 中, 절반의 성공만

김인경 기자I 2017.09.05 15:12:28

中, 美 겨냥 "세계개발협력 참여 욕구 감소·기후협약 저항"
北 핵실험·브릭스 플러스도 본격 논의 안돼..中 의도 퇴색

왼쪽부터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순[AFPBB 제공]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담이 사흘간의 일정을 끝내고 폐막했다. 이번 회의를 주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보호주의 무역으로 돌아서고 있는 미국을 겨냥해 자유주의 무역 기치를 지키라고 말하며 신흥국 리더로 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정상회의 개막식에 북한의 6차 핵실험이 터지며 ‘반쪽’ 성과를 거두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中, 美 겨냥하며 신흥국 협력 강조

5일 시 주석은 이날 푸젠시 샤먼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다자간 무역 협상은 진전이 어렵고 파리 기후협약의 이행은 저항에 부딪혔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일부 국가들은 전보다 내향적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그들의 세계개발협력에 대한 참여 욕구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주의 무역으로 돌아선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이 미국에 유리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면 탈퇴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뿐만아니라 자국의 제조업 보호를 위해 지난 6월엔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그는 이 같은 미국의 변화에 맞서기 위해선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이 뭉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들이 중요 국제현안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경제구조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며 브릭스 국가들이 세계 경제 질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최근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국제 무역과 투자는 증가했다”면서도 “세계 경제의 위험과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거액을 출자하며 신흥국 연맹 체제의 경제적인 기반도 강화했다. 중국 외신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브릭스 국가 경제 기술 교류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5억위안(865억원)을 출자했다. 또 브릭스 신(新) 개발은행 준비자금으로 4000만달러(45억원)을 함께 내놓았다.

北에 브릭스플러스도 휘청…입지 약해진 中

하지만 브릭스 정상회의 개막 직전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며 ‘글로벌 리더십’을 과시하려 했던 중국의 의도는 빗나가고 말았다. 3일 정오께 북한이 제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지역 정세가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중국 역시 바로 옆 북한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데 신흥국의 리더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을 받기에 이르렀다. 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외교 치적’을 세우려했던 시 주석 역시 뒤통수를 맞았다.

브릭스 5개국 정상이 전날 통과시킨 샤먼 선언에는 이례적으로 북한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성명서는 “우리는 북한이 한 핵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한반도의 지속적인 긴장과 핵 문제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평화로운 수단과 모든 관계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중국이 공을 들여 추진했던 브릭스 플러스 협력 모델 역시 샤먼 선언에 간소하게 처리되는데 그쳤다. 중국은 이집트, 멕시코, 태국, 타지키스탄 등 신흥국을 초청해 브릭스 플러스를 만든 후 외연을 확대하려 했다. 그러나 회원국들은 브릭스 체제의 확대에 우려를 표하며 브릭스 플러스 협력모델에 대한 논의는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울러 샤먼 선언에서도 중국이 인도에 한발 물러섰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이번 샤먼선언에는 글로벌 테러리즘 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함께 파키스탄 무장단체 라쉬카르 에 타이바(Lashkar-e-Taiba)와 제이시 이 모하메드(Jaish-e-Mohammad)를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인도와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가 카슈미르 영토분쟁을 놓고 인도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이들 테러조직을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우방국 중 하나다. 인도 매체인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인도의 입장에서 이들의 이름이 선언에 들어간 건 매우 상징적인 일”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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