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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40주년 맞은 현대상선, 현대그룹 오너家는 모두 떠나

최선 기자I 2016.06.13 15:37:51

현정은 회장 자녀 정지이 전무·정영이 차장, 퇴사
채권단 출자전환 이후 계열분리 위한 사전조치
현대상선, 현대 오너家 정씨가-사돈 현씨가 잇던 회사

[이데일리 최선 기자] 이달 용선료 협상과 사채 채무조정을 성공한 현대상선이 채권단 출자전환으로 현대그룹 계열사에서 벗어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대주주로 하는 새로운 경영권 체제에서 새출발한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과의 분리를 앞두고 현대상선에서 근무하던 현정은 회장의 두 딸이 최근 다른 계열사로 적을 옮겼다. 이로써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현대상선과 현대그룹 오너가의 모든 인연은 끊어졌다.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 이데일리DB
13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현대상선(011200)에서 몸담았던 현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상선 글로벌경영실장(전무)과 차녀 정영이 현대상선 차장이 최근 퇴사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이 전무는 그동안 겸직해 온 현대유앤아이 사장실장 자리만 지키게 됐다. 정영이 차장도 현대상선에서 현대유앤아이로 이동했다.

현정은 회장은 지난 3월 현대상선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현대상선(당시 아세아상선)의 창립발기인이자 현정은 회장의 부친인 고 현영원 회장의 연을 이어준 회사다. 두 사람은 현대중공업(009540)의 유조선 수주 사업과 관련해 도움을 주고받다가 사돈을 맺었다.

현영원 회장이 오랜기간 경영을 맡았던 현대상선은 사위인 고 정몽헌 회장에게 맡겨졌지만, 정 회장이 2003년 8월 향년 55세에 별세하면서 현정은 회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됐다. 현 회장에게 있어 현대상선은 아버지와 남편이 남긴 유산이나 마찬가지다.

정지이 전무가 현대상선에 입사한 이유도 어려움에 처한 모친을 돕기 위해서였다. 정 전무는 미국 광고회사에 다니던 중 ‘엄마를 도와 현대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는 현 회장의 설득에 따라 입사를 결정했다. 정 전무는 2004년 1월 현대상선에 일반 사원급으로 입사해 첫 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회사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11년여 만에 떠나게 됐다.

2005년 대리, 회계부 과장으로 잇따라 승진한 정 전무는 2007년 현대상선 기획지원본부 부본부장(전무)로 승진하며 현대상선 임원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경영지원본부 부본부장을 거친 뒤 줄곧 사장실장 자리를 지키며 경영노하우를 배웠다. 경영승계를 위한 수업이 보직 중에 이뤄졌으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2014년부터는 글로벌경영실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처한 불황과 유동성 위기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회사와 결별이 예고됐다. 현정은 회장은 2014년 10월 자신이 보유하던 현대상선 주식 287만여주를 현대글로벌 주식으로 전환하고, 현대글로벌이 보유하던 현대엘리베이터(017800) 주식을 지급받았다. 이 계약에는 정지이 전무, 정영이 차장, 정영선 씨 등 현 회장의 세 자녀가 특수관계인으로 이름을 함께 올렸다.

지난 4월 1일 기준 정지이 전무는 현대글로벌 지분 40만주를 확보해 7.89%의 지분율을 확보했고,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만9100여주를 보유해 6.08%의 지분을 가진 상태다. 그는 2014년 현대상선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이처럼 현대그룹 오너가와 인연이 끊긴 현대상선과 관련해 양대 해운사 중 하나인 한진해운(117930)과 합병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향후 산업별 경쟁력 강화방안 논의와 관련해 “한진해운의 정상화 추진 상황을 봐가며 합병, 경쟁체제 유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상선은 채권단이 자율협약의 조건으로 내건 자구안 중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 숙제만 남기고 있다.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의 대주주는 현대 계열(지분율 22.6%)에서 채권단(40%)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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