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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은 국내 유일의 반도체 웨이퍼 생산 기업으로 업황에 따라 사이클 영향을 받긴 하지만 지속적인 수요가 기대되는 산업 특성상 높은 투자 매력을 갖고 있다. 한 PE 관계자는 “SK 계열사들 중에서도 PE들이 가장 먼저 주목한 매물이었다”며 “웨이퍼 시장의 진입 장벽과 기술력, 그리고 반도체 공급망 측면에서의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SK와 그간 다수의 거래를 성사시킨 한앤컴퍼니가 지목되고 있다. SK그룹과의 다양한 협력 이력이 있어 ‘사실상 전략적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으나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해외 자본 참여 여부 등 국적 관련 논란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연합전선을 구축해 공동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를 통해 한앤컴퍼니에 맞설 전략적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 업계는 이들이 공동으로 참여할 경우 자금력과 인수 구조 측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바이아웃 시장의 대표주자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홈플러스 회생 이슈 및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복합적 상황으로 인해 인수 참여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최근 CJ제일제당의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막판에 발을 빼면서 거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번 매각이 더욱 주목받는 배경에는 SK그룹의 전사적 리밸런싱 전략도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SK는 렌터카, 특수가스, CMP패드 사업 등을 연이어 매각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신성장동력 분야에 투자 재원을 집중하는 기조를 보였다. 이번 SK실트론 매각 역시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SK실트론은 산업적 의미뿐 아니라 SK의 자금 재편 구도 안에서도 핵심 매물로 평가된다”며 “이번 딜은 국내 사모펀드 간 ‘실탄 경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상징적인 거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