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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바오리’와 암컷 ‘친바오’는 이날 밤 중국 남서부 서식지 인근 도장옌 판다 기지를 출발해 15일 새벽 보잉 777 전용기 ‘판다 익스프레스’에 탑승했다.
중국이 워싱턴으로 판다를 보낸 것은 24년 만이다. 스미소니언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두 마리와 그 사이에 태어난 새끼는 지난해 11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이들 판다 가족이 고국으로 돌아간 뒤 11개월 동안 비어있던 판다 사육장은 100만달러(약 13억6100만원)를 들여 새단장을 마친 상태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을 빚으며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판다 외교’는 명맥을 이을 수 있게 됐다.
판다의 출국을 취재한 CNN은 바오리가 차분한 표정으로 상자 안을 천천히 돌아다녔고, 칭바오는 불안한 듯 일어서서 격자 사이로 코끝과 발끝을 내밀며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이들 판다를 10년간 스미소니언 동물원에 대여하며, 중국의 보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1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중국은 지난 1972년 워싱턴DC 국립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판다는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오랜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계속되는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이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추가 임대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한때 15마리에 달했던 미국 내 판다는 4마리로 줄어 판다 외교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잖았다.
판다 외교에 다시 물꼬를 트게 된 건 지난해 11월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미국 기업인들과 만찬 자리에서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하며 판다 외교가 복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