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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확진자 고공 행진…‘위중증 병상 부족 사태’ 직면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2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82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6일부터 1주일 신규 확진자는 2024명→3187명→3292명→3034명→3206명→3120명→2827명으로 고공 행진을 달리고 있다.
문제는 위증증 환자가 빠르게 늘어감에 따라 의료 현장에서 ‘병상 부족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22일 기준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현재 하루 이상 병상 대기자 수는 수도권만 총 907명이다.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1134개 중 788개(69.5%)가 사용 중이다. 특히 수도권 중증환자 병상은 전체 694개 중 578개(83.3%)가 가동 중인 상태다.
위중증 환자 병상이 마련되기까지 약 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다가, 신규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 한 달도 안 됐는데”…불안감 스멀스멀
이에 따라 위드 코로나로 일상을 회복했다고 생각했던 시민들 사이에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위드 코로나라고 마음 놓고 있었는데 최근 보면 위기감이 들긴 한다”며 “백신을 맞았던 지인이 얼마 전 감염되기도 해서 당분간 몸을 사릴 생각”이라고 전했다.
위드 코로나로 재택근무에서 출퇴근으로 근무 환경이 바뀌었다던 박모(32)씨 역시 “위드 코로나로 약속이 많아졌는데, 집에 계신 할머니가 추가 접종을 아직 안 한 상태라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한식집에서 종사하는 50대 A씨도 “이제야 숨통이 좀 트였는데 뉴스를 보니까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며 “정부가 다시 방역을 조일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의료계와 시민사회·노동단체들도 정부가 의료시스템에 대한 대책이 부실하다며 비판했다. 참여연대 등 전국 94개 단체가 참여한 ‘불평등끝장 2022대선 유권자네트워크(불평등끝장넷)’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위중증자가 대폭 늘어나는데도 확보된 병상 수가 적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의료 현장은 제대로 된 인력확충도 없이 시행된 정부의 ‘위드 코로나’로 지칠 대로 지쳐 있다”며 “더 갈아 넣을 의료인력조차 없는 상황에서 고위험군인 고령층과 사회적 약자들의 생명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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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지금이라도 ‘비상 방역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료체계를 고려해보면 사실 2주 전부터 이미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백신을 먼저 맞은 60세 이상 고령층들 사이에서 백신 면역이 떨어지면서 돌파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천 교수는 “기존에 누적됐던 위중증 환자에 더해 위드 코로나 영향이 누적돼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병상 하나를 다 비우는데 통상 2~3주 길게는 한 달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의료 쪽은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역 당국도 상황의 엄중함을 느끼며 ‘방역 수칙 강화’ 카드를 만지고 있다. 이미 추가 방역 조치가 시작되기도 했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요양병원·시설과 관련해서 “접종 완료자에 한해 허용되던 접촉 면회를 잠정 중단하고, 요양병원별로 전담 공무원을 1대 1로 연결하는 ‘요양병원 책임제’를 통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