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구세척제 사용, 문제 없나?
안구세척제를 사용하면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요즘 같이 미세먼지와 꽃가루가 많은 날 외출 후 사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이지혜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안과전문의는 “안구세척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눈을 보호하는 물질들까지 씻겨나가면서 부작용이 생길 수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눈 표면에는 눈물이 있어 눈꺼풀 운동을 원활하게 한다. 눈물은 약 98%가 물(수막층)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외 눈물 증발을 막는 기름 성분(지질층)을 포함해 200종류가 넘는 단백질 성분과 식염, 탄산나트륨, 인산염 등이 포함돼 있다. 그 중 락토페린이나 라이소자임 같은 면역 단백질은 외부로부터 눈으로 들어오는 세균 침입을 막아주는 항균 작용을 한다. 또 눈의 여러 세포에 수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유해한 자극이 오면 이를 세척하고 희석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없어서는 안 될 성분이다.
눈물에 있는 여러 물질이 이렇게 우리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안구세척제나 다른 방법으로 안구를 무리하게 세척하게 되면 눈에 반드시 필요한 성분들도 같이 씻겨 나가게 된다. 특히 눈을 깜빡일 때는 눈물막의 제일 바깥 층에 기름성분이 제대로 형성되어야 눈물의 증발을 막을 수 있는데 안구세척으로 인해 이러한 기름성분이 없어지면 눈물의 증발이 빨라져 안구건조증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또 안구건조증으로 눈 표면이 마르게 되면 그만큼 눈의 외부에 대한 보호기능이 약화되고 각막 표면에 염증이 생기기 쉬워진다. 미생물이나 외부 이물질이 눈에 남아 있거나 각막표면에 달라 붙어 있게 되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 알레르기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안구세척제는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주기적인 안구 세척은 삼가는 것이 좋다.
◇ 올바른 눈 관리법은?
가장 기본은 손을 항상 청결하게 하고, 지저분한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만지는 일을 피하는 것이다. 간혹 사용하고 남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눈꺼풀 세척용으로 재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눈에 세균을 묻히는 격이 될 수 있으므로 쓰고 남은 인공눈물은 아까워하지 말고 버리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 간단한 방법으로 가능한 눈꺼풀 세척은 눈물층을 안정화 시킨다. 일반적으로 눈꺼풀이라 하면 눈두덩이를 덮고 있는 피부 부분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세척이 필요한 눈꺼풀 부위는 우리 눈의 기름샘 배출구가 위치한 아래, 위 눈꺼풀의 속눈썹 안쪽 부위를 말한다.
눈꺼풀 세척을 하기 전에는 먼저 따뜻한 수건으로 눈에 온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눈꺼풀 기름샘에 묻어있는 노폐물이나 기름샘을 막고 있던 분비물이 잘 녹아 나온다. 그 다음 눈 주변을 살며시 압력을 가해 문지르며 마사지를 해주면 기름 분비를 좋게 해주어 안구건조증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 후 찜질과 마사지로 녹아 나온 노폐물을 깨끗하게 닦아주면 좋다. 노폐물을 깨끗하게 닦지 않으면 배출된 노폐물이 다시 굳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눈꺼풀 세척 시에는 눈꺼풀 전용 세척 제품을 면봉이나 거즈에 묻혀 속눈썹 사이사이 기름샘 배출구 부위를 닦아주거나 흐르는 따뜻한 물에 눈을 살살 비비며 씻어주면 되는데 이 때 각막이 긁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척제로는 독성이 약한 베이비샴푸를 물과 1:10 비율로 희석해서 쓰거나, 농도 조절이 어렵다면 제품화된 세정제를 구매하는 것도 좋다. 시중에 판매중인 세정제들의 경우 효과는 비슷하나 농도와 산도 첨가제 및 보존 방법 등에 따라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부에 먼저 적용해본 후, 발적이나 통증, 가려움증 등이 없다면 눈꺼풀에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