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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학계·업계 "미디어 통합법 논의할 컨트롤타워 구축 시급"

정다슬 기자I 2022.11.04 20:06:05

서울 공익산업법센터 제86회 학술세미나 ''대전환기의 방송규제 패러다임''
20년된 낡은 방송법…19대 국회부터 논의 이뤄졌지만 논의 답보 상태
"이번에야말로" 하지만 부처별 입장 달라 조율 기구 필요성 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해관계자와 정부부처간 의견이 조율되지 않는 것 같은데 패러다임 변화로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사업자는 충분히 의견제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부처 간에도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주도권 싸움을 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고 저도 국회에서 온 입장에서 책임을 느낀다”

김여라 국회입법조사처 팀장은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울 공익산업법센터 제86회 학술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대전환기의 방송규제 패러다임’을 주제로 국내 미디어업계,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검토 중인 미디어 통합 법·제도 방향성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였다.

현재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각각 미디어환경 변화에 따라 방송법·인터넷멀티미디어사업법(IPTV)법 등 미디어 관련 법률을 통합하고 기존 법이 포괄하지 못하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등을 법 체제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미디어역할 ·성격에 따라 공공미디어법과 디지털동영상미디어법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 전통미디어와 OTT를 시청각미디어서비스로 정의해 단일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문제는 해당 법들의 논의과정에서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그리고 영화및비디오물의진흥에관한법률을 다루는 문체부의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는 이같은 부처의 제각각 법안 논의가 법안 제·개정을 지연시키고 결국 이중삼중의 규제로 부메랑이 될 가능성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양 부처가 준비하고 있는 법안을 들은 토론자들은 “두 법안이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같은 방향성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물론 부처마다 강조하는 부분은 다르지만 △공영방송과 관련된 법·규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OTT를 어떻게 법체계에 흡수·포섭할 것인지 △레거시 미디어 규제를 어떻게 완화해야 하는지 공통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선적으로 “미디어 컨트롤 타워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토론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상경 한국 IPTV협회 센터장은 “어떤 형태로든 통합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수평적 규제체계로 갔을 때 인터넷 플랫폼 사업자까지 포섭될 가능성이 커지는데 각 주체에 공평하게 적용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하며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법의 효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더이상 법 제정을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 역시 토론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방송법은 2000년 제정된 이후 20년 전 당시 체계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미디어 환경은 20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고 과거 법체제로서는 더이상 변화된 미디어환경을 뒷받침할 수없다. 방송법 개정에 대한 논의는 19대 국회부터 시작됐지만 아직도 답보상태이다. 한 토론자는 “방송법은 내버려두고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 역시 ‘미디어혁신위원회’를 공약으로 세우고 미디어 거버넌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에도 미디어혁신위 구성 등이 논의됐지만, 정부 출범 반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컨트롤타워에 대한 논의는 실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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