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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 후보는 자칫 정치적 목적으로 오용될 수 있다며 특검에 줄곧 반대 입장을 보여왔지만, 지난 10일 ‘검찰의 수사에서 미진한 점이 있거나 의문이 남는다면’이라는 조건을 붙여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 다만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특검 도입 찬성이 65%를 넘나들고 이 후보 지지율 역시 박스권에 갇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특검 카드를 통해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이 구체화 되는 시점으로 이 후보는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직후를 꼽았는데, 법조계에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기소 여부가 결정될 22일 전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곧 검찰은 앞서 재판에 넘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김씨와 남 변호사 등 이른바 ‘대장동 4인방’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고, 특검이 소위 ‘50억 클럽’으로 불리는 정관계·법조계 로비 의혹과 이 후보 등 ‘윗선’ 배임 공모 의혹 등을 맡게 된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 시점을 다음달 중순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있다. 법조계는 그러나 “대선 일정이 촉박한 상태에서 특검 도입 시점을 12월로 넘길 경우 특검 도입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김씨와 남 변호사의 기소를 기점으로 특검 도입이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얼마 전 압수수색을 한 곽상도 전 의원이나 박영수 전 특검까지 수사한 뒤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려면 너무 늦어진다”며 “이 후보가 나름 정치적 판단에 따라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는데, 정치적 이슈라는 것은 사나흘만에도 수시로 뒤집히는 만큼 검찰은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 도입이 구체화되면 검찰 수사는 오히려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검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변호사는 “특검이 수사를 개시하면 그간 검찰이 수사한 모든 내용을 특검에 넘기는데 이때 실제 검찰이 직무유기를 했는지, 아니면 진짜 열심히 수사를 했는지 모두 드러나게 된다”며 “통상 특검 도입이 구체화되면 검찰은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