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날 오후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 경기장 케이스포(KSPO) 돔에 도착했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 받은 넥타이를 착용하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연설에서 1호 대선 공약으로 ‘성장의 회복’을 꼽으며 “공정성 회복을 통한 성장토대 마련, 전환적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환성장을 투트랙으로 하는 ‘전환적 공정성장’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선 “국민들께 너무 많은 고통과 좌절을 드렸다.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이재명 정부에서는 이런 일, 다시는 없을 것”이라며 “집권 후에는 최우선으로 강력하고 대대적인 부동산 대개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맡긴 인허가권 행사로 생기는 개발이익, 국민 세금을 집행하며 생기는 불로소득, 토건 세력과 부패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기본주택’ 공급 공약을 다시 언급했다. 그는 “중산층을 포함한 무주택자 누구나, 저렴한 임대료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고품질 기본주택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서 당장 할 수 있는 개발이익환수제 강화, 분양가상한제 등 제도개혁부터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역시 온전히 저의 몫”이라며 “같은 뿌리 민주당에서 나올 이재명 정부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은 고치고, 부족한 건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 청출어람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빛을 찾아서’라는 제목의 오프닝 퍼포먼스로 시작됐다. 1970년대 소년공의 모습을 한 어린이들과 손을 잡고 등장한 이 후보는 가수 H.O.T의 ‘빛’이라는 노래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는 가난한 형편 때문에 14살의 나이에 소년공 생활을 시작했다. 야구 글러브 제작 공장에서 프레스에 왼팔이 끼이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어서 각계각층의 100명이 참여한 국민 선대위 인터뷰가 진행되고, 민주당 청년 당원이 이 후보에게 전하는 편지글 낭독도 이어졌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하는 ‘70년 역사의 민주당 히스토리’ 영상도 상영됐다.
◇이낙연 “대선 이기고 4기 민주정부 세워야”…정세균 “이재명 후보 손 잡아줘야”
출범식의 하이라이트는 민주당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의 이 후보 지지 연설이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에는 경쟁할 때는 경쟁해도 하나 될 때는 하나 되는 문화가 있다”며 “이제 우리는 내년 대선을 이기고 제4기 민주 정부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검찰의 나라로, 수구 언론의 나라로, 재벌공화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이제 우리가 이 후보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김두관 의원은 “저부터 이 후보가 승리하는 길에 디딤돌이 되겠다”고, 박용진 의원은 “원팀을 넘어 빅팀으로, 빅팀을 넘어 윈팀으로 가자”고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원팀 선대위란 바로 이런 모습”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후보는 연단에서 내려오는 경선 후보들을 한 명씩 안아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단체 사진을 촬영할 때는 직접 후보들에게 파란색의 ‘원팀 점퍼’를 입혀줬다. 올림픽 경기장 밖에서는 지지자들 수십여명이 이 후보의 대선 승리를 응원했다. 민주당은 이날 출범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본선 체제로 전환한다. 경선 직후에는 컨벤션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대규모 선대위 출범식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린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