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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옥 과기부 1차관 딸, '엄마 찬스' 수상 경력 입시 활용 의혹 제기

이연호 기자I 2019.10.18 17:55:49

과기정통부 국감…김성태 한국당 의원 "엄마 직장 WISET서 2차례 수상 입시 활용 의혹"
문 차관 "서울대 외부 사상 내역 작성 금지…입시 활용 불가능"
문 차관-최연혜 의원 또 기싸움…한국당 답변 태도 재차 문제 삼아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자신의 딸을 자신이 근무하던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를 통해 스펙을 쌓게 하고 이를 입시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지난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및 소관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의원은 문 차관의 딸이 공저자로 참여해 지난 2017년 출간한 ‘서울대 합격생 방학 공부법’이라는 책을 거론하며 “문 차관은 자녀가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합격했기 때문에 WISET에서의 수상 경력이 입시와 아무 상관없다고 밝혔지만 전공 관련 활동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얼마든지 입시에 반영될 수 있다”며 “자녀 역시도 입시 비결을 이처럼 밝혔다”고 말했다.

해당 책에 따르면 문 차관의 딸은 “방학에는 시간이 많은 만큼 입시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들을 하는 것도 중요한 계획 중 하나였다”며 “예를 들어 대회에 나가거나 대학에서 준비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문 차관 자녀의 입시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했고 이어 지난 10일 한국연구재단 등 27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피감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추가 의혹을 폭로했다. 김 의원은 문 차관이 WISET 기획정책실장 재직 당시인 지난 2012년 문 차관의 고등학생 딸이 WISET ‘여자대학생팀제연구지원사업’에 참여해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이듬해인 지난 2013년에는 WISET에서 ‘여성과학기술인 멘토링의 날’ 우수 멘토·멘티 장려상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김 의원은 “곧 위조 여부가 밝혀지겠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도 자신의 엄마가 근무하는 동양대에서 표창장을 1번 밖에 못 받았는데 문 차관의 자녀는 엄마가 근무하는 기관에서 두 번이나 상을 받았다”며 “문 차관 자녀는 이공계 분야에 지원했는데 어떻게 이 분야와 관련된 활동이 입시와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문 차관은 이에 대해 “서울대 입시 자기소개서 가이드에 따르면 학교가 아닌 외부 수상 내역에 대해서는 작성을 금지하고 있고 만약 이런 내용을 작성하면 0점 처리하는 게 포함돼 있기 때문에 WISET에서의 수상 경력을 서울대 입시에 활용하는 것은 객관적으로·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녀의 WISET 활동 참여 과정에서 법이나 사업 운영 규정, 절차를 어기지 않았고 직업적으로도 당당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 드린다”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입시라는 것은 아주 근소한 차이에 의해 당락이 결정되고 따라서 대외 활동 경력이 입시에 반영된다고 보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서울대가 아닌 다른 대학도 함께 염두에 두고 이 활동을 했다고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문 차관은 “당시 문제 없이 진행됐다 하더라도 현재의 결과만으로 의원들께서 우려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직을 해나가면서 이런 일을 삼가고 엄중하게 하라는 말씀으로 듣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문 차관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 이어 이날도 최연혜 한국당 의원과 기싸움을 벌였다. 앞서 지난 2일 최 의원은 문 차관 딸의 WISET 인턴십 논란과 관련해 특정인을 지정해 문 차관에게 자신의 딸이 맞는지 여부를 ‘네/아니오’로 확인해 달라며 보좌관을 통해 서면을 전달했으나 문 차관이 최 의원에게 “하지 않겠다”며 백지로 돌려 보내자 한국당 의원들은 일제히 문 차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고 이를 계기로 여야 간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종합국감에서도 최 의원이 문 차관의 인맥으로 추정되는 과기계 인사들을 일일이 거명하자 문 차관은 “추측성 언론 보도를 다 끌어와 질의를 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확인하거나 말할 게 없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윤상직 한국당 의원이 문 차관의 답변 태도를 ‘거북스럽다’고 비판하자 문 차관은 “의혹 수준의 내용을 너무 단정적으로 질의했기 때문이었는데 불쾌하고 무례했다면 사과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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