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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억 전세사기’ 미국 도피 부부…구속 재판 중 보석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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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은 기자I 2025.07.04 14:00:57

세입자 90여명 상대로 62억원 가로채고
2년간 미국 도피, 고급 주택 거주하기도
남씨 측 “자녀, 마스크 없이 외출 못 해”
“나가면 우리 명의 부동산들 처분할 것”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대전에서 60억원대 전세 사기를 친 뒤 미국으로 도피했다 구속기소된 부부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남모(49)씨 부부가 지난해 12월 추방될 당시 모습. (사진=미국 연방 이민세관국(ICE) 누리집 갈무리)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은 지난달 19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남모(49)씨 부부의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을 허가했다.

형사소송법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수용자인 피고인에 대해 1심에서 최장 6개월까지만 구속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구속 기간이 만료되면 재판 중이어도 석방되며 같은 혐의로는 재구속할 수 없다.

남씨 측은 보석 심문기일에서 법인회사 명의 부동산 5채를 처분해 변제하겠다고 밝혔다.

남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초등학생 자녀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외출하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불안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고인들을 풀어준다고 해서 도주 우려나 증거인멸 염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피해자가 발생하게 된 점은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마음 아프다”며 “그동안 구속된 상태라 우리 명의 부동산들을 처분할 수 없었는데 나가게 되면 적극적으로 처분해 변제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측 변호인인 천호성 변호사는 “지금까지 합의 요청도 없는 상태에서 실질적인 피해 변제가 아무것도 이뤄진 게 없는데 피고인들을 보석으로 풀어주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씨 부부는 2019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대전에서 다가구주택 11채를 매입한 뒤 세입자 90여명을 대상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6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고소장이 접수되기 전인 2022년부터 2년간 미국에서 도피 생활을 했으며 경찰은 2023년 8월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미국 시애틀 인근에서 검거됐으며 지난해 12월 20일 국내로 송환됐다.

남씨 부부는 미국 도피 초반 애틀랜타 지역 고급 주택에서 거주하며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보증금 8000만원을 받지 못해 2023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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