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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시부야를 달군 한일 스타트업…"시너지 내봅시다"

박소영 기자I 2025.04.02 16:50:24

한일 관계자 모인 ''한일 스타트업 포럼'' 가보니
스타트업하기 좋은 ''시부야''로 글로벌 창업자 몰려
경험 많고 기술력 풍부한 한국 창업자들에 기회 多
비슷하지만 다른 일본과의 문화적 차이 인지해야

[도쿄=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정장을 입고 빌딩 숲을 바삐 지나가는 샐러리맨들부터 알록달록한 인형과 배지를 가방에 주렁주렁 매달은 20대 청춘들, 도심 속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찍느라 여념 없는 외국인 관광객까지. 일본 도쿄에서 가장 젊고 번화한 거리 ‘시부야’ 중심부의 풍경이다.

번화가를 조금 벗어나면 일본 진출을 꿈꾸는 미국, 호주, 한국, 유럽 출신 글로벌 창업가들이 삼삼오오 모인 고층 빌딩이 위치한 조용한 거리가 펼쳐진다. 글로벌 스타트업 지원 기관 ‘시부야 스타트업 서포트’가 위치한 곳이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가 되자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2019년 시부야구와 현지 기업들이 합심해 만들었다.

시부야구에 위치한 ‘시부야 스타트업 서포트’ 라운지에서 열린 ‘한일 스타트업 포럼’. (사진=코스포)
시부야 스타트업 서포트는 실리콘밸리 창업 생태계를 모방한다. 스타트업에 멘토링을 제공하며 주기적으로 투자자 및 대기업 관계자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곳에서 글로벌 스타트업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하마 리카 이크니션 포인트 애널리스트는 이데일리와 만나 “일본 진출을 희망하는 글로벌 기업이 일본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시부야구가 비자 발급, 업무 공간 제공, 법인 계좌 개설 등 행정처리를 돕는다”며 “민간 기업은 기술검증(PoC)과 투자를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어둑해진 시부야 스타트업 서포트 건물 주변으로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법무법인 디엘지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이 개최한 ‘한일 스타트업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번 포럼은 한일 스타트업 간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 열렸다. 이날 약 40여 명에 달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행사에 참석했다.

한일 스타트업 포럼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소영 기자)
포럼을 주최한 법무법인 디엘지의 김홍영 수석고문은 “글로벌 진출 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어려운데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믿을 수 있는 한일 관계자들의 네트워크 모임, 즉 교류회를 만들어보고자 한다”며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한일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하며 자유로운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일본에서 엔터 테크 사업을 운영하는 한 스타트업 대표는 “한국은 글로벌 경험이 많고, 일본은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으니 함께하면 엄청난 시너지를 낼 거라 본다”며 “이런 가능성을 엿보고 3년 전부터 일본 시장을 두드렸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곳에 방문한 대다수 관계자가 한일 비즈니스 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너지’에 주목했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전환(DX)에 이어 인공지능 전환(AX)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한국이 지닌 IT·신기술을 접목해 얻을 기회가 상당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더해 이들은 시장 규모가 큰 일본을 북미 진출 전 먼저 공략하면 글로벌 진출 시 신뢰를 쌓을 수 있다는 점도 기회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투자받기에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 좋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글로벌 창업자들은 위한 스타트업 비자가 있어 충분한 거주 기간을 보장해줘서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일본으로 유입된 글로벌 창업자들의 수가 상당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사이 벤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있고, 다양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이 설립돼 초기 투자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일본 현지 법인 한 관계자 역시 시리즈 A와 B 단계에 속하는 초기 기업 위주로 딜(deal)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일 스타트업 포럼에 참석한 한국과 일본의 업계 관계자들. (사진=코스포)
이외에도 일본 비즈니스에서 유의할 점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현지에서 엑시트를 경험하고 연쇄 창업한 한 대표는 “미국 진출 시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하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고객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일본어를 완벽하게 해야 하는 건 기본”이라며 “현지 사정을 잘 모르고 제대로 알려 하지 않는 태도가 진출 시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대표 역시 “문화가 아예 다르면 상관이 없는데 오히려 비슷해 보이는 문화를 지녔기 때문에 간과하고, 방심하기 쉽다”며 “한번 아니라고 생각하면 더이상 교류를 이어가지 않는 칼 같은 면모가 있기 때문에 한국과는 다른 신중한 비즈니스 매너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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