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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오늘(27일)은 한국전쟁 정전 68주년이자, 아홉 번째 맞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라며 “유엔은 창설 이후 처음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연대와 협력이 한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역사에 깊이 각인했다. 코로나로 인해 연대와 협력의 소중함을 더 절실히 느끼고 있는 이때, 유엔군 참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훈장은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에밀 카폰 씨와 조카손녀인 캐서린 엘리자베스 칸 씨가 대리 수상했다. 유족들은 숙소에서부터 별도로 마련된 의전 차량을 통해 영빈관으로 이동해 국가보훈처장의 영접을 받았다. 청와대는 유엔사와 국군 의장병의 합동 도열 및 군악대의 연주를 통해 포상자 이들을 맞이하고 국민의례 시 애국가와 함께 양국의 국가를 군악대가 연주하는 등 최고 예우를 했다.
카폰 신부는 1950년 7월15일 한국전쟁에 군종신부로 파병돼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부상병을 돌보다 수용소에서 사망해 ‘한국전쟁의 성인’으로 불린다. 퇴각 명령에도 불구하고 전선에 남아 부상자를 돌보다 중공군에 의해 포로로 잡혀 1951년 5월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고인의 유해는 숨을 거둔 지 70년만인 올해 3월 하와이주의 국립 태평양 기념 묘지에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2013년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칸 장군은 1952년 7월 호주왕립연대 1대대 소대장으로 참전했으며 최전방 정찰 임무 수행 중 적군의 총탄에 폐 손상을 입었다. 호주 귀국 후에도 한국전쟁의 참상과 한국의 발전상을 알리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건강상 이유로 방한이 어려워 영상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감사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대리수상한 캐서린 칸은 호주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작은 할아버지의 한국 사랑을 이어받아 올해 9월부터 천안 남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조교수로 근무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두 참전용사의 무훈을 소개한 뒤 “그동안 ‘유엔군 참전의 날’에 국무총리가 수여했는데, 오늘은 제가 역대 대통령 최초로 영광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며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두 분의 정신이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카폰 신부와 칸 장군을 비롯한 스물두 개 나라 195만 유엔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대한민국의 긍지이자 자부심”이라며 “정부는 지금까지 참전용사와 가족의 한국 방문과 현지 감사 행사, 미래세대 교류 캠프와 후손 장학사업을 진행해왔으며 지난해 3월에는 ‘유엔 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훈장과 함께 카폰 신부 유족에 한국전쟁 당시 사용됐던 미군 철모에 십자가를 단 기념물을, 칸 장군 유족에는 호주군이 참전한 가평전투를 기리고자 가평석을 활용한 석패를 선물했다. 철모에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거룩한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We will never forget his divine devotion to peace and freedom.)’라는 문구를 새겼다. 가평석은 1999년 호주 캔버라 전쟁기념관 내 한국전 참전비를 시작으로 시드니, 호바트 등 호주 전역 6곳의 한국전 참전비 건립에 활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