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매수인인 HDC현산 측에 아시아나 인수계약 해지 공문을 보냈다. 이로써 HDC현산 컨소시엄이 지난해 12월 금호산업과 2조5000억원에 아시아나를 인수키로 맺은 계약은 9개월 만에 깨졌다.
정부는 이날 오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매각이 무산된 아시아나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연임에 성공한 이동걸 산은 회장과 방문규 수출입은행 행장 등이 참석해 아시아나 노딜 후속대책인 이른바 ‘플랜B’를 보고했다.
이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가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에 총 2조4000억원을 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시장안정화 필요자금 2조1000억원과 유동성 부족자금 3000억원이다. 인수 무산으로 아시아나 신용등급이 내려갈 경우 상환 의무가 발생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금융리스 등의 실제 상환에 대비한 것이다.
지원 방식은 운영자금 대출 1조9200억원과 영구전환사채(CB) 인수 4800억원으로 구성된다. 채권단 측은 “이번 기안기금 지원으로 신용등급이 유지되면 실제 대출 규모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채권단은 지난해와 올해 아시아나에 이미 1조6000억원과 1조7000억원씩 모두 3조3000억원을 지원키로 한 상태다.
이로써 지난 2014년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한 아시아나는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체제에 놓이게 된다. 채권단은 아시아나 노딜(No Deal)로 인한 국가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정상화 방안을 실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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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은 이와 함께 금호산업에도 경영책임을 물어 감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은 그러나 출자전환이나 감자 등에 대한 구체적 시점이나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구조조정 방안으로는 6개 자회사 매각과 노선 최적화 등 사업부문 조정이 거론된다. 전반적인 비용절감도 추진한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분리)매각이나 골프장과 리조트 매각 등도 컨설팅 범위에 넣어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그러나 아시아나 임직원이 올초부터 순환휴직을 해왔고 현재 운항상태 등을 감안하면 당장 인력 구조조정은 시급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은 이러한 기업가치 제고를 거쳐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책임감 있고 능력있는 주체에 다시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금호고속에도 긴급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은 연말까지 4000억원 상당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나와 함께 금호고속도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간다.
채권단은 이번 인수가 무산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시했다. HDC현산에 대한 불만도 감추지 않았다. 최대현 부행장은 “코로나19 불확실성 때문에 계약을 더 추진하지 못한 것은 존중한다”면서도 “진행 과정에서 협의 절차 등과 관련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과 HDC현산은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매각대금 10%) 반환문제를 두고 향후 소송을 벌일 전망이다.
한편 이동걸 회장은 이날 오후 아시아나 본사를 방문, 임직원을 만나 정부와 채권단의 정상화 의지와 계획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사 임직원의 고통분담과 경영쇄신 등 정상화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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