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은 그동안 “국민께 대놓고 후원을 해주십사 할 처지가 아니다”라며 몸을 낮춰왔지만,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이 정상화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너무 일찍 축포를 터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 취재 결과 한국당은 국회부의장 출신의 5선 정갑윤 의원을 후원회장으로 하는 중앙당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생투쟁대장정 과정에서 여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확인하고, 당 지지율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30%를 넘나드는 부분 등에서 자신감을 얻은 반증이란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앞서 여야는 헌법재판소가 중앙당후원회를 금지한 정치자금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내린 뒤 지난 2017년 6월 각 정당 중앙당에 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후 정의당은 해당 연도 8월에, 더불어민주당은 10월에 중앙당 후원회를 일찌감치 등록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이합집산 과정에서 탄생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조차 각각 지난해 3월과 4월에 중앙당 후원회를 열었다.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지난해 17개 광역시도단체장 중 경북지사와 대구시장만 당선되는 최악의 지방선거 참패 등을 겪은 상황을 고려해 중앙당후원회 개설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2.27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대표 당선 이후 당이 안정세에 들어섰다는 자체 판단을 내리고 중앙당후원회 개설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핵심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지도부 출범 이후 여러 곳에서 건의가 많았다”며 “전국에서 당원과 비당원 할 것 없이 한국당을 성원해주시는 분들이 후원회가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이 정상 궤도화 됐다고 판단했다”며 “여권이랑 지지율이 격차가 좁혀지고 정권 비판 여론이 높아지는 점 등이 우리에게 많은 분들이 후원회 개설을 건의한 배경 아니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