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호남 지역주의가 이번 총선에서 완전히 깨졌다. 이정현 새누리당 순천시 후보에 이어 정운천 전주시을 후보가 전북에서 20년 만에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이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어부지리를 안겨 준 것으로 보이지만, 호남 유권자들이 여당 후보들을 선택했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2014년 7월 전남 순천·곡성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며 지역주의에 균열을 냈던 이 후보는 이번에 3선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 후보는 선거 초반 노관규 더민주 후보에게 10% 포인트 넘게 뒤졌으나 막판에는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자신의 고향인 곡성이 떨어나간 약점을 극복하고 노 후보를 이겨 벌써 4선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막판 여론조사에서 최형재 더민주 후보,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와 1~2% 싸움을 벌었던 정 후보도 지역주의 벽을 넘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까지 나서 공을 들인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 연거푸 도전한 후 이번에 3번째 도전했다. 이명박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인물 경쟁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전주에서 활동하며 지역주민들과 호흡해온 것이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남 지역주의도 허물어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배제된 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의락 대구 북구을 후보가 야권 후보로는 30년만에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양명모 후보에게 줄곧 앞서 나갔는데 개표 결과, 당선을 확정지었다. 비례대표 의원인 홍 후보는 탈당 전까지 더민주 대구시당위원장을 맡아 야권의 불모지 대구에서 고군분투해왔다.
부산에서도 전재수 더민주 북구강서구갑 후보가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박 후보와 선거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벌인 끝에 승리한 것이다. 전 후보는 지난 2006년 북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이후 2008년부터 박 후보와 3번 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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