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급 부족을 부동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꼽는 상황에서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은 경계하면서 수십년간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한 용산공원에는 개발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일관된 공급 해법인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용산공원 역시 법 개정과 토양 정화 등으로 실제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왜 용산공원이 우선적인 공급 수단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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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수석은 19일 TV조선 ‘뉴스퍼레이드’에 출연해 용산공원에 대해 “전체가 91만평인데 여의도 제방 안쪽보다도 더 큰 땅”이라며 “이 큰 땅을 다 공원으로 한다는 건 세계적으로 봐도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런던 등 대도시 공원을 예로 들며 “관리하기 되게 어렵고 치안 문제 등으로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하 수석은 일부 부지를 청년주택으로 활용하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어느 부분은 공원이 될 수도 있고 어느 부분은 청년주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민간한테 막 팔아서 나눠주는 식으로 가기는 어렵다. 공공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상 공원 외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데 제한이 있다는 지적에는 법 개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 수석은 “중대한 공익적 목적이 있을 경우 심의를 통해 일부를 제척할 수 있다는 조항을 하나 넣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사회적 논의를 거쳐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특히 용산어린이정원의 이용객이 많지 않다는 점을 들어 “공원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했을 때 의미가 있다”며 “이 금싸라기 땅이 잘 이용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기지 반환 이후 정화와 조성이 진행 중인 용산공원의 일부를 임시 개방한 공간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만든 의미 자체가 미래 세대에 물려줄 유산이라는 것”이라며 “보존의 목적도 있는데 이용객이 꼭 많아야 의미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공원 조성에 드는 토양 정화 비용도 문제로 들었다. 그는 “센트럴파크 같은 걸 만들고 싶어도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하는 이슈가 있는데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조 단위로 들어간다”며 일부를 주택으로 활용하면 땅을 굴착해 오염토를 다른 곳으로 반출해 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 수석이 직접 꺼낸 센트럴파크 사례는 다른 시사점도 준다. 센트럴파크 역시 19세기 조성 당시 입지와 비용, 토지 수용을 둘러싸고 수년간 논쟁을 겪었다. 현재 센트럴파크 부지는 당시 맨해튼 격자형 도시계획대로라면 150개가 넘는 도시 블록으로 개발될 수 있었지만, 뉴욕은 도시가 빠르게 팽창하던 시기에 오히려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부지를 개발하지 않는 선택을 했다.
조성 과정에서 강제수용과 주민 이주 등 갈등도 컸지만 센트럴파크는 이후 뉴욕을 상징하는 도시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용산공원을 ‘금싸라기 땅’이라는 현재의 개발 가치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장기간 공원으로 남겨둘 경우 만들어낼 도시적 가치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토양 정화 비용을 주택 개발의 논거로 삼은 데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결국 그 자리에서 정화하느냐, 파내서 다른 곳으로 옮겨 정화하느냐의 문제”라며 “운반 과정까지 포함하면 비용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서강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오염토 정화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도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공급 속도 역시 변수다. 용산공원은 장기간 군사용으로 활용된 부지인 만큼 토양 정화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고, 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법 개정과 각종 인허가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인근 캠프킴 역시 2020년 주택 공급 후보지로 발표됐지만 정화 작업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엔 “사업성 높이면 집값↑”…왜 용산공원인가
반면 하 수석은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하 수석은 “재건축·재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규제 완화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업성을 높여달라는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성을 높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그쪽 집값을 올리는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에는 가격 상승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국가공원에는 특별법 개정까지 검토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열어둔 셈이다.
하 수석은 이날 부동산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공급 부족을 지목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 연평균 주택 착공 물량이 29만5000호, 문재인 정부 28만3000호였던 데 비해 윤석열 정부에서는 15만8000호로 줄었다며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균 30만호 정도 최대 규모로 공급하고 속도도 굉장히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부족이 핵심 문제라면 재건축·재개발과 공공부지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많은 물량을 더 빠르고 적은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부터 비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산공원 역시 법 개정과 토양 정화 등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단순히 공공 소유의 ‘금싸라기 땅’이라는 이유만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호철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공급과 공원 보존 중 어느 쪽의 사회적 편익이 큰지는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며 “공원이 도심의 허파 기능을 하고 도시 전체에 주는 편익도 상당한 만큼 공급 물량만 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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