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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는 1959년 출간된 ‘꼬마 니콜라’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삽화가다. ‘꼬마 니콜라’는 사랑스러운 악동 니콜라가 개성 넘치는 친구들과 펼치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45개국에서 1500만 부 이상 판매됐고 영화와 만화로도 제작됐다.
어린이의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상페였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자신의 작품과 거리가 멀었다. 1932년 프랑스 페사크의 한 마을에서 태어난 그는 양부모 가정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랐다. 이후 생모가 그를 되찾아와 키웠지만, 친모 역시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다. 함께 살던 계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고달픈 어린 시절을 보낸 상페는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14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나이를 속여 입대했다 제대 이후 파리의 한 신문사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신문사에서 일하는 동안 만화 ‘아스테릭스’로 유명한 작가 르네 고시니와 친구가 됐고, 둘의 협업으로 ‘꼬마 니콜라’가 탄생했다. 상페는 2018년에 “니콜라 이야기는 내가 성장하면서 견뎌온 비참함을 다시금 되짚어 보는 과정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리마 압둘 말락 프랑스 문화부 장관은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와 함께 그를 추모했다. 압둘 말락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상페는 더는 이곳에 없지만 그의 작품은 영원하다”며 “다정함과 우아함, 장난스러움으로 그는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줬다”고 추모했다.
상페는 오랫동안 미국 잡지 뉴요커의 표지 작업을 담당했으며 독일 소설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 씨 이야기’에 삽화를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또 다른 대표작으로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뉴욕의 상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