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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형 삼성준법위원장 "위원회는 백신…아파도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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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기자I 2021.12.30 17:01:39

30일 송년사 통해 그간 소회 밝혀
"삼성, 상품 아니라 가치 팔아야…준법 필요한 이유"
"1기 위원회 준법감시, 조그만 디딤돌 놓은 수준"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삼성그룹 준법경영 감시기구인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위원회는 (삼성에) 백신과 같다. 회사와 건강한 긴장관계를 지속하며, 줄곧 독립해 지속가능한 본연의 활동을 계속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김 위원장은 30일 송년사를 통해 “위원들과 위원회와 회사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하나의 어휘를 찾아냈다”며 ‘건강한 긴장관계’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또 위원회를 백신에 비유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백신 접종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예방법”이라며 “아프기도 하고 싫기도 하겠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 맞는 게 좋다”며 위원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내버려 두거나 느슨하게 마음 먹어서는 안될 일이 건강 지키기”라며 “레드(red)와 워치(watch)는 긴장의 다른 말로, 레드하지 않은 레드팀이나 워치하지 않는 위치독은 아무런 효능이 없는 백신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삼성이 건강한 기업으로 세계 속에 더 큰 별로 오래오래 빛나면 좋겠다’는 것은 삼성을 사랑하는 누구나의 여망일 것”이라며 “그러려면 삼성은 ‘상품’이 아니라 ‘가치’를 팔아야 한다. ‘이익’이 아니라 ‘사람’으로 더 많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며 이것이 준법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을 지키는 것만으로 ‘가치’를 다 이룰 수는 없지만 적어도 법을 어기는 삼성에서 ‘가치’를 사거나 ‘사람’이 남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위원회의 준법감시가 그 여망에 다가가는 한 갈래 길이라고 표현했다. 또 “1기 위원회는 그 길 위에 조그만 디딤돌 하나 놓았을 뿐이고 더 많은 일이 남아 있다”며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며 헨리 포드의 말을 인용했다.

1기 위원회를 회상하며 “시작과 동시에 경영승계, 노조, 시민사회 소통을 핵심의제로 설정했고, 치열한 논의를 거듭한 끝에 준법 권고를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대국민 발표한 것을 두고 “위원회 권고를 수용하고 누구보다 앞장서 준법 문화 정착을 이끌겠다는 취지”라며 “TV를 통해 그 장면을 시청했던 기억 또한 언제까지 지워지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끔했던 만큼 기억에 깊이 남을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 후 고법 판결이 올 초에 선고됐고 판결 이유에 그때까지의 위원회 활동에 대한 판단이 들어 있었다”며 “재판부의 평가는 엄혹했고, 판결문 한자 한자 수차례 정독하면서 위원회를 한번 더 돌아보고 위원회의 소임을 다시 생각해봤던 일도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위원장으로서 회의 전까지는 여러 날 밤잠을 설치며 번민하고 힘들었던 때가 많았다”면서도 “막상 회의에 들어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을 벌이던 동안에는 참 행복하고 편안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법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내년 2월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차기 위원장에는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선임됐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삼성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등을 주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2월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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