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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산항 넘어 세계 6위..칭다오항 자동화 부두 가보니

신정은 기자I 2021.07.19 16:00:07

[신정은의 중국기업 탐방기]<17>칭다오항
자동화컨테이너 부두 효율 'Up' 인력 'Down'
중국 수출입 호조 힘입어 물동량 20% 급증
후춘화 "다국적 기업에 좋은 경영 여건 마련"

칭다오 자동화 컨테이너 부두 전경. 사진=신정은 기자
[칭다오(산둥성)=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칭다오항은 아시아 최초의 자동화 컨테이너 부두를 완공해 코로나19 속에서도 오히려 올해 물동량이 20% 넘게 늘었습니다. 자동화 부두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모두 갖춘 것을 물론 인력이 기존 부두보다 80% 정도 적다보니 코로나19 감염 사례도 지금까지 단 한번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리보(李波) 칭다오항 자동화부두 총경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시정부 초청으로 이곳을 찾은 외신 기자들에게 이처럼 소개했다.

칭다오는 한국과 가장 가까운 산둥성의 중요한 경제 도시다. 칭다오 맥주 축제를 앞두고 활기로 가득찬 칭다오 시내에서 약 30km 떨어진 칭다오항 야적장에서는 컨테이너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해무로 뒤덮인 날씨였지만 분주하게 움직이는 크레인의 모습은 선명하게 보였다. 트럭 운전을 하는 기사를 제외하고는 근로자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바닷가 근처에는 파란색 자동화 키크레인이 16대가 놓여 있었고, 전세계로 수출입 되는 컨테이너들이 높이 쌓여있었다. 컨테이너는 자율주행트럭을 타고 야적장 앞으로 옮겨지고, 76개 자동화 크레인 궤도를 따라 필요한 곳으로 다시 이동했다. 이 궤도크레인은 모두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리 총경리는 설명했다.

칭다오항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전체 자동화 시스템 설계를 시작해 코로나19 팬더믹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11월말 가동을 시작했다. 전체 부두의 3분의 1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 길이는 2088m에 달한다. 이로 인해 기존 부두보다 작업 효율이 30% 높아지고 작업 인원은 70% 줄었으며 운영인력은 85% 감축했다고 리 총경리는 설명했다.

칭다오항 자동화 컨테이너 부두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빛을 발휘해 부산항을 제치고 전세계 6위 항구로 등극했다. 지난해 칭다오항은 컨테이너 물동량은 연간 2201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전년보다 4.7% 늘었고, 부산항은 0.8% 감소해 2181만TEU에 그치며 6위 자리를 내줬다.
트럭을 타고 옮겨지고 있는 현대사 컨테이너. 사진=신정은 기자
리 총경리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비교적 빨리 회복하고, 공장들이 빠르게 재가동을 시작하면서 수출량이 늘고 있다”며 “수요에 맞추기 위해 하루 24시간 부두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칭다오항은 중국 수출입의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는 중국 수출은 올해 상반기 22.8% 급증했다.

◇칭다오 기업가서밋 세계 500대 기업 중 390곳 참가

칭다오는 지리적으로 한국과 가까울 뿐 아니라 넥센타이어 등 한국 기업이 대거 진출한 경제 중심의 도시기도 하다. 산둥성은 지난해 3060개의 외자투자 기업이 들어왔고, 지난해 외자 사용액은 176억5000만달러로 중국 4위에 올랐다.

특히 칭다오에서는 이날 제2회 다국적 기업가 칭다오 서밋(跨國公司領導人靑島峰會)이 열리기도 했다. 행사에는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390개 곳이 참가했으며 900여개 기업의 관계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했다.

제2회 다국적 기업가 칭다오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는 후춘화 부총리. 사진=신정은 기자
리커창 총리의 후임으로 하마평에 오른 후춘화(胡春華) 부총리도 직접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후 부총리는 “중국의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과정에서 다국적 기업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큰 시장을 가진 중국의 강점이 앞으로 더 많은 역할과 기회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후 부총리는 또한 “다국적 기업이 여러 산업체인 공급망 통해 자체 강점을 강화하고 중국 산업 강점 결합시켜 수준 높은 공생 이루게 됐다”며 “기술적 혁신 통해 생산과 경영 활동 추진에 더 좋은 여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류자이(劉家義) 산둥성 당서기는 “산둥은 다국적 기업에 더 많은 시장과 발전 기회를 제공하고, 훌륭한 경영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며 “산둥에 대한 투자와 선택은 국가전략에 대한 투자이자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밋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유엔 등 국제 기구 책임자들도 대거 화상으로 참석해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축사를 전했으며 아민 H. 나세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나카무라 구니하루 스미토모 상사 회장, 엔리케 로세스 휴렛팩커드 CEO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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