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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감세안에 반기든 ‘채권시장’…30년물 금리 5.1%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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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5.05.22 15:15:58

채권시장, 트럼프와 의회에 국채 매도로 경고
‘채권 자경단’ 등장…"시장, 자체적으로 투표 중"
관세 완화 기대감에 진정세 보인 시장, 다시 급변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공화당이 추진 중인 대규모 감세안이 다시 한번 미국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관세 완화 기대감에 한때 진정세를 보였던 국채금리는 재정적자 확대 우려에 연고점을 경신했고, 투자자들은 장기 채권을 앞다퉈 팔며 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21일(현지시간) 뉴욕채권시장에서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5.1%까지 상승하며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금리 급등의 충격은 주식과 환율시장에도 번져, 뉴욕증시 3대 지수와 달러화 가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은 트럼프식 감세안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를 빠르게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2017년부터 시행한 세제개편안(TCJA) 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팁·초과근무수당 비과세, 자녀 세액공제 확대 등 유권자 표심을 겨냥한 추가 감세를 담아 입법을 추진 중이다. 백악관과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이 법안을 ‘경제 성장의 기폭제’라고 추켜세우고 있지만, 시장은 되려 ‘부채 폭탄’의 뇌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열린 20년물 국채 입찰은 시장 기대를 밑도는 저조한 수요를 기록하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매수세가 실종된 가운데 장기물 채권에 대한 매도 압력이 집중되면서 금리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다. 부진한 국채 입찰과 함께 장기물 금리 급등 현상을 두고 워싱턴을 향한 시장의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 카트램본 DWS 아메리카 채권본부장은 “트럼프 행정부나 의회가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채권시장은 미국 예산정책에 대해 자체적인 방식으로 ‘투표’를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정부가 재정지출을 무리하게 확대할 때, 금리를 압박수단으로 활용해 집단적 투자행위를 하며 정책 변화를 유도한다. 1993년 클린턴 행정부 초기에 등장한 이들은, 지금처럼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는 순간마다 채권을 던지고 금리를 끌어올리며 정치권에 묵직한 경고를 날렸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날 밤 지방세 공제 한도 상향 등을 포함한 수정안을 공개했지만, 국채 선물시장에 큰 변화를 주지 못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매니저는 “이제는 채권시장뿐 아니라 주식과 신용시장까지 위험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며 “시장은 정책 입안자들에게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더는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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