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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수시로 B씨의 집에서 잠을 자고,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다니는 등 518회 이상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A 경사는 B씨와 만나는 시간에 허위로 초과근무를 신청해 590만원 상당을 부당수령하고, 출장여비도 10여차례 신청해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의 잘못된 만남은 A 경사의 아내에게 발각되면서 막을 내렸다. 그의 아내는 자택에 있던 컴퓨터에 남편의 아이디가 로그인된 점을 확인하고 타임라인을 보던 중 그의 위치가 B씨 주거지 인근에서 자주 조회된 점을 파악했다.
이후 A 경사의 아내는 두 사람의 불륜 정황이 담긴 자료들을 모아 소속 경찰청에 진정을 냈다. 전북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품위유지의무 위반, 성실의무 및 복종의무 위반 등 사유로 1계급 강등 처분과 불법수령금액의 3배에 달하는 징계부과처분을 내렸다. 결국 경위였던 그는 경사로 강등됐다.
A 경사는 B씨의 집에서 잠을 자거나 여행을 간 사실은 있지만 교제한 것은 아니며, 자신의 아내가 전북경찰청에 제출한 휴대전화 구글 타임라인이 위법 증거에 해당한다면서 징계효력이 없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경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위법수집증거 배제 법칙이 행정소송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며 “형사소송에서의 위법수집증거라고 해서 행정소송에서 당연히 증거 능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타임라인이 사회질서에 현저히 반하거나 상대방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위법수집 증거에 해당하거나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감찰조사에서 부적절한 관계를 직·간접적으로 진술한 점, 조사과정에서 컴퓨터 제출을 거부하고 은닉까지 시도한 점, 단둘이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성 교제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는 점, 일반인에 비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경찰공무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는 등 종합적으로 봐도 피고인에 대한 징계처분은 합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