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가로챈 택배견 '경태' 택배기사 여자친구…도주 후 '재구속'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택배견 경태’를 내세워 6억원이 넘는 후원금을 모은 후 잠적했던 택배기사 A씨의 여자친구 B씨가 구속집행정지 중 도주했다 다시 검거됐다.

택배견 ‘경태’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서울동부지검은 8일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를 받는 A씨의 여자친구 B씨를 전날 대구 모처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검찰 등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 3~4월에 걸쳐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팔로워 1만2808명으로부터 약 6억1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후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2018년부터 택배기사로 일하던 A씨는 ‘경태’를 자신의 택배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유명해졌다. 이후 그는 자신의 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경태와 태희가 아픈데 차 사고가 나서 일을 할 수 없다’며 후원금을 받아 이를 돌려주지 않았다. 이후 6개월간 추적을 피하다가 지난 10월 검거됐다. 이들은 가로챈 후원금을 빚을 갚거나 도박 등에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4월 국민신문고 진정과 피해자 6명의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해 A씨와 B씨를 붙잡았다. 검찰은 지난 10월 A씨를 불구속 기소하고, 주범으로 파악된 B씨는 구속 기소했다.

구속 상태였던 B씨는 지난달 초 변호인을 통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구속집행정지가 이뤄진 수형자는 병원 등 지정된 장소에 머물러야 하지만 그는 구속집행정지가 이뤄진 다음 날인 지난달 11일부터 잠적했다가 이달 다시 붙잡혔다.

한편 A씨와 B씨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6일 동부지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