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 의한 최초의 근대잡지는 1896년 2월 15일 대조선인 일본유학생친목회에서 창간한 ‘친목회회보’로 알려지고 있다. 종합 잡지의 효시는 1908년 최남선이 창간한 ‘소년’이며 이후 한국 잡지는 다양하고도 올곧은 시대정신을 담아내며 120년 역사를 기록해 왔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잡지 120년 역사를 학술적으로 냉철하게 되돌아보는 가운데, 잡지 창간호의 가치와 의의, 120년 한국잡지가 담아온 시대정신을 올곧게 밝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또한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잡지 초판본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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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호 가천문화재단 문화기획팀장은 “한국출판학회와 함께 학술적인 시도를 하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문화유산인 창간호가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연구하고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시대의 매체라고 할 수 있는 잡지는 당시의 사회·문화적 상황을 반영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김진두 서일대학교 교수는 1930년대의 여성 잡지인 ‘삼천리’를 통해 당시의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어떻게 이끌어 나갔는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삼천리’는 민족 문제와 계급문제 그리고 여성문제의 동시적 해결을 주장했다.
교육학자 김희주씨는 1940년대부터 1990년까지의 교육잡지 창간호 22종을 살펴 각 연도별로 교육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김씨에 따르면 해방 이후 창간호에 나타난 가치관은 ‘교육의 재건’이었다.
부길만 동원대학교 명예교수는 ‘잡지로 보는 일제감정기-잡지 창간호를 중심으로’ 라는 발제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왕조사관이나 경제사관과는 전혀 다른 출판문화사관으로 바라볼 예정이다. 윤세민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최장수 잡지인 ‘경향잡지’ 120년 역사의 명암을 조망한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잡지 창간호 박물관을 운영하는 가천문화재단 후원으로 열린다. 가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가천박물관은 ‘대한자강회월보’(1906년)와 ‘낙동친목회학보’(1907년), 근대 종합 잡지의 효시인 ‘소년’(1908년) 등 2만657종의 잡지 창간호를 소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