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최대 우라늄 수출국인 카자흐스탄의 국립원자력회사 카자톰프롬을 이끄는 메이르잔 유수포프 최고경영자(CEO)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제재 영향으로 서방 전력회사에 우라늄을 공급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생산량 대부분을 아시아 국가에 판매하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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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위험 등으로 러시아를 경유하는 기존의 저렴한 수출 경로를 사용할 순 없으나 미국, 유럽 등 판매 지역을 다각화 하고 싶다는 의미라고 FT는 설명했다. 카자톰프롬은 지난해 자사가 관리하는 우라늄의 49%를 아시아 시장에, 32%를 유럽, 19%를 미국에 수출했다. 카자톰프롬은 기존 보다 비용이 증가하지만 카스피해,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및 흑해 등을 경유하는 대체 통로를 구축하기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열풍, 이상 기후, 탄소 감축 등으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라늄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전 세계 우라늄의 40% 이상을 생산한다.
전쟁 여파로 러시아를 경유하지 못해 수출 비용이 늘어나는 것 외에도 중앙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잠재력 영향력 또한 서방 파트너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 러시아 국영원전기업 로사톰이 카자톰프롬의 14개 우라늄 광산 중 5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생산량의 20%를 공급 받는다.
게다가 전 세계적으로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주도하고 있는 국가가 러시아와 중국인 것도 문제라고 FT는 짚었다.
FT에 따르면 카자톰프롬이 개발 중인 거대 광산(budenovskoye)의 지분을 49% 보유한 회사의 소유권이 로사톰의 자회사 등을 포함한 법인으로 이전됐으며, 이는 카자톰프롬 내부적으로 우려를 초래했다. 유수포프 CEO는 이와 관련해 “석유 및 가스 부문에 비해 양국 간 상호 의존도는 낮다”면서 “로사톰의 관여 수준은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말했다.
프리즘 폴리티컬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케이티 멀린슨 선임은 2021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철수한 이후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와 중국으로부터 서방 국가들과의 교류를 제한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의 우라늄 생산에 대한 지분을 늘리고 있고, 카자흐스탄은 중국 시장에 대한 공급을 늘리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얼마나 많은 우라늄이 서방 시장으로 공급될지 심각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카자톰프롬은 2025년 생산량 전망치를 17% 하향 조정하고 2026년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았다. 회사는 우라늄 추출에 필요한 황산 부족과 지상 시설 및 기반 시설의 건설 지연 등을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