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 일인 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5만 명의 교사들이 모여 고인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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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이초 교사에 이어 최근 나흘간 경기·전북에서 교사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추모 분위기가 확산했다. 이들 교사가 학부모 민원 등으로 힘들어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교사들은 이날을 ‘공교육 멈춤(정상화)의 날’로 선언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날 국회 앞에서 열린 추모 집회는 ‘한마음으로 함께하는 모두’라는 이름의 교사 모임이 주최했다.
교육부는 일선 교사의 집단행동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지만 들불처럼 번진 추모 물결을 막지는 못했다.
전국의 초등학교 37곳은 임시 휴업을 결정했고 다수의 교사들은 개별적으로 연가·병가 등을 내 집회에 참여했다.
집회는 서이초 교사에게 바치는 카네이션 헌화로 시작해 94초 침묵 퍼포먼스, 교사들의 자유 발언과 유가족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교사들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들, 일반시민과 각계각층 인사들이 검은색 옷을 입고 참여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교사들은 △故서이초 교사 진상규명 △5개 교원단체가 합동 발표한 ‘교원보호 입법발의 공동안’ 의결 △안전하고 존중받는 교육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다.
나아가 교사들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포함 교육당국이 교사를 보호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고통을 방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징계 운운하는 교육부는 사과하라”, “법 원칙에 따라 직권남용 이주호를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 연단에 선 한 유치원 교사는 “서이초 선생님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 놓였던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진정한 추모는 진상규명”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중학교 교사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지킬 장치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현재의 시스템과 학교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서이초 선생님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숨진 서이초 교사의 어머니가 쓴 편지를 주최 측이 대독했다.
교사의 어머니는 “사랑하는 딸아, 앞으로 너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만 흐르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전국의 선생님들께 보답하는 길이고 추락할 대로 추락한 교권에 대한 희망의 불씨이며 작은 위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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