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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유럽 가스 인프라 회사 협의체인 ‘가스 인프라스트럭처 유럽’ 자료를 인용해 이달 초 EU의 천연가스 재고가 저장용량 대비 55.7%를 기록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월 초 기준으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다. 5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20%포인트 높은 저장률이다.
산업 데이터 회사인 아거스미디어의 나타샤 필딩은 “올여름엔 유럽에 가스 재고가 너무 많아질 것 같다”는 염려까지 했다. EU는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오는 11월 초까지 천연가스 저장률을 9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필딩은 7~8월이면 이 목표를 조기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은 천연가스 수입국을 다변화하고 전략적으로 비축량을 늘렸다. 러시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의 운영을 중단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EU에 대한 보복 조치를 시행했지만, 해상을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은 오히려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EU 회원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LNG는 221억㎥로 전년대비 39%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겨울 이상 고온 현상으로 난방 수요가 줄면서 천연가스 재고가 전망치를 웃돌았다.
EU는 이번 기회에 역내 기업들에 러시아산 LNG 구매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러시아와 그 우방국인 벨라루스 가스회사가 가스 수출을 할 수 없도록 인프라 이용을 차단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러시아산 LNG에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EU 내부 전언이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고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면 일부 회원국에선 러시아산 LNG를 완전히 퇴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에너지 정책을 연구하는 안소피 코르보는 “(EU가) 러시아산 LNG 수입을 중단하면 푸틴의 (또다른) 보복 등 글로벌 가스 시장에 여러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EU가 400억㎥에 이르는 천연가스를 러시아에서 수입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이 경제활동에 따른 LNG 수요 증가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