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고, 한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을 대체할 생산·판매 거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베트남은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수임기간 2021.8~2024.7)으로서 한·아세안 소통 및 중재 역할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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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 싶어 한다”며 “인태 전략이 이를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은 외교·안보 측면에서 남중국해 문제로 중국과 많은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인태 전략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중국해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대만,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 국가에 둘러싸여 있는 해역이다. 풍부한 자원과 물류 요충지로서의 높은 경제적 가치로 인해 각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수교 30주년 계기 출범한 ‘한-베트남 현인그룹’이 작성해 지난 2일 양국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도 한국 측은 인태 지역 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제안했고, 베트남 측은 남중국해 등 역내 안보 문제 관련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베트남과 양자뿐 아니라 다자관계 협력을 심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동만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 고문은 “아세안의 V.I.P로 불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3국이 인구 및 경제 비중, 풍부한 자원 보유, 지정학적 위치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가 G20 내 중견국 그룹인 믹타(MIKTA: 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창설을 주도한 것처럼, 아세안의 V.I.P 국가와 호주를 연계해 VIPKA(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한국, 호주)라는 소지역 다자안보 협의체를 신설, 경제안보와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과 베트남 간의 교류 협력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그 결과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 상대국 중 하나가 됐고, 한국은 베트남의 3대 교역 파트너이자 1위 투자국이 됐다. 베트남은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도 2020년 2.92% 플러스 성장을 함으로써 지난 10년간 연평균 약 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외교부는 지난 8월 발간한 베트남 개황 자료에서 “우리의 적극적인 개발원조 정책이 베트남의 실질적 발전을 추동할 수 있다”며 “베트남의 취약한 기초 공공 및 사회 서비스 인프라 구축 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유·무상 원조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