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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1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본사 사옥(시그니쳐타워)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박준경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키로 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권태균·이지윤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도 상정된다. 업계에서는 박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큰 이변이 없는 한 통과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부사장은 금호석유화학에서만 10년 넘게 국내외 영업을 경험하며 경영수업을 받은 ‘영업 베테랑’이다. 1978년생으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하고 금호타이어 회계팀을 거쳐 2010년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했다. 이후 해외영업팀 부장과 수지해외영업 상무, 수지영업담당 전무를 역임했고 지난해 국내·외 영업을 모두 총괄하는 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선 바 있다.
박 부사장은 영업부문 사령탑에서 경영 최일선의 사내이사 자리까지 오르면서 앞으로 그룹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이번에 박 부사장의 선임이 확정되면,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는 기존의 백종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영업부문의 박 부사장과 재무부문의 고영도 전무 등 3인 체제로 그룹 내 의사결정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너 일가가 1년 2개월 만에 이사회로 진입함으로써 최근의 글로벌 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데 있어 기존보다 더 빠르고 과감한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부친인 박찬구 회장은 일명 ‘조카의 난’이라 불렸던 박철완 금호석화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한 이후 전문 경영인 체제 강화를 위해 스스로 대표이사직과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인 박준경 사내이사 선임에 따라 주요 사업과 관련해 책임 경영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오너 경영의 특유의 장점인 투자 가속화와 전문경영인의 성장사업 발굴이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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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안팎에서는 박 부사장의 강점을 다년간 국내외 영업을 담당하며 쌓은 강력한 해외 네트워킹을 꼽고 있다. 여기에 부친인 박 회장의 꼼꼼하고 안정적인 경영스타일을 그대로 물려받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러한 강점을 발판으로 지난해 회사가 창사 이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최초로 2조원(2조4068억)을 돌파했고 8조원(8조4618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호실적 배경에는 박 부사장의 과감한 전략적 결단이 있었다는 게 회사 안팎의 설명이다. 지금은 명실공히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효자 품목이 된 NB라텍스(위생장갑 원료)의 증설을 박 부사장이 강력히 추진했기 때문이다. 증설 추진 당시였던 2020년에는 코로나19 특수로 NB라텍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지만, 이는 ‘반짝 호황’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공장 증설은 대부분 소극적인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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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박 부사장은 확대된 영향력과 책임 경영 등 ‘오너 리더십’을 바탕으로 안정적 투자를 단행하며, 신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앞서 지난 6월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5년간 전기차와 바이오·친환경 소재 등 핵심 사업에 6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70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 투자로, 이를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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