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공사 승무원인 20대 여성 A씨는 최근 불거진 기내식 부실 논란에 이렇게 말했다. 유가 급등 등으로 항공료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곱절 수준으로 비싼데도 기내식과 담요 등 기본적인 항공 서비스는 100% 정상화되지 않아 승객들이 불만을 갖고, 이 불만은 승무원들에게 쏟아지고 있단 토로였다.
A씨는 “승객들 컴플레인(불만 제기)은 모두 승무원의 몫”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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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대한항공 프레스티지(비즈니스) 좌석을 편도 648만원에 구입했다는 한 승객이 ‘부실’ 기내식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하와이 호놀룰루 귀국편을 탑승했단 해당 승객은 “첫 번째 식사가 나오자마자 손님들의 컴플레인이 곳곳에서 나왔다”며 “담당 승무원은 고객에 양해를 구했고 여러모로 안쓰러워 그냥 주는 대로 먹었다”고 했다.
이 승객만이 아니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엔 “원래 연어나 과일 샐러드에 몇 가지 더 준비돼 있었던 것 같은데 기내식이 부실해진 게 맞네”, “소비자 입장에선 이 정도 비행기 값을 내는데 기내식 품질도 올라갔으면 하는 게 맞다” 등 불만 섞인 후기글이 올라오고 있다.
불만이 곧장 향하는 곳은 객실 승무원들이다. 승무원들은 인력 부족에 업무가 가중된 상황에서, 승객들의 늘어난 ‘불만’까지 응대 하느라 고달픈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에 따르면 객실 승무원 8명 기준 2018년 승객 수는 178명에 불과했지만 2020년엔 297명으로 늘었다.
송민석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지부장은 “모든 항공편에서 인력은 줄고 담당 승객 수는 늘었는데, 객실 승무원은 기내식 등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응급상황까지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비상상황 발생 시 승객의 생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축소했던 기내 서비스를 오는 7월부터 전면 정상화하고, 여객 수요 급증에 대비해 객실 승무원 신규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한 국경 폐쇄 등 현지 방역 정책 영향으로 현지출발편에 한해 기내식 식재료 공급이 제한되는 불가피한 면이 있다. 향후 여객 운항 정상화에 발맞춰 객실 서비스 향상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며 “당사는 항공안전법에 규정된 객실승무원 탑승의무규정(50좌석당 1명)보다 더 많은 인원을 태우고 있어 안전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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