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004020)은 녹색채권 발행 규모를 당초 25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전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예정액을 8배 웃돈 2조700억원이 몰린 데 따른 결정이다. 현대차그룹에서 금융사를 제외한 ESG채권 발행은 현대제철이 처음이다.
녹색채권은 사회적 책임 투자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ESG채권 가운데 하나로 탄소 감축이나 건물 에너지 효율화,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활동,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자금 지원 등 녹색산업과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이 한정돼있다. 이번 녹색채권 발행은 현대제철이 환경 투자에 대한 적극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제철은 현재 온실가스를 감축하려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그 가운데 하나로 진행하는 코크스 건식냉각설비(CDQ) 도입과 배기가스 탈황 탈질 및 품질 개선 작업에 조달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CDQ는 제철공정상 석탄원료에서 코크스를 생산한 후 냉각하는 설비다. 현대제철은 종전 냉각수를 이용한 습식냉각설비(CSQ)를 활용했지만 냉각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하기 어려웠다. CDQ는 냉각가스를 순환시켜 수증기 배출을 억제하고 폐열 회수가 가능해 환경 위험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현대제철의 녹색채권은 신용평가사가 진행한 ESG 인증에서 최고 등급인 ‘GB1’(E1/M1)을 받았다. ESG채권은 △프로젝트 적격성, 자금 투입 비중 등에 따른 파트1(E1~E5) △자금 관리와 운영 체제, 투명성 등에 따른 파트2(M1~M5) 등 두 가지로 나뉘며 녹색채권의 경우 GB1~GB5 등 5단계로 나눠 최종 등급을 매긴다.
이번 등급 평가에서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제철의 관리·운영체계가 분명하게 정비돼있고, 투명성도 매우 높다”며 “회사의 프로젝트 평가와 선정 절차, 자금관리, 사후보고와 공시, 회사의 환경과 사회적 논란 등 녹색채권 관리체계가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원칙에 부합한다”고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전사적 차원에서 친환경 경영을 펼치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ESG채권 발행은 이 같은 회사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도 경영상의 의사 결정에 있어 환경적 요소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친환경책임 경영을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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