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TV(중화TV)라고 (채널명과 달리) 옛날 한국 영화를 방송하던데 무슨 사연인가 했더니 편성 비율때문이었군요. 이런 것들은 시장 환경 변화에 맞지 않는 옷이 돼버린 것 같아요. 지금은 오락, 교양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장르가 섞여 있는데 편성규제를 바꿔서 (우리 방송사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3일 방송광고 및 편성 규제 합리화를 위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방송에서도 경직되지 않고 시대 변화에 맞는, 방송사 설립 취지를 고려한 편성 제도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중화TV는 채널W(일본문화), haoTV(중국문화) 등과 함께 1개국 전문방송으로 등록돼 있지만, 1개국 영화·애니·음악 수입물 편성 규제에 걸려 한국의 영화를 어쩔 수 없이 틀어야 했다.
이용자로서는 중화TV 채널에서 한국 영화를 보는 게 이상하고 또 전문 분야가 아니어서 예전 한국 영화를 틀 수 밖에 없었지만, 편성 규제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이뤄졌던 일이었다.
하지만 방통위가 이번에 편성 규제를 방송사의 경영 환경을 반영한 편성 규제로 전환하고 방송사 설립 취지 등을 고려해 프로그램 편성규제를 합리화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1개국 전문 방송은 해당 국가 프로그램을 100% 편성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모든 방송사업자에 가해졌던 1개국 영화·대중음악·애니메이션 수입물 규제도 수입물 편성비율이 80%에서 90% 이내로 완화됐으며, 편성 비율 산정기준도 ‘매반기’에서 ‘연간’으로 바꿨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을 통해 해외 드라마 등을 자율적으로 서비스하는 외국 OTT와의 형평성 때문이다.
또한 경영난에 시달리는 지상파DMB는 편성 규제가 아예 2025년까지 유예된다.
같은 맥락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현행 1%였던 국내 제작 신규 애니메이션 편성규제를 매출액에 따라 편성 의무 비율을 차등하기로 했다.
김창룡 상임위원은 “미디어 환경이 변하는 만큼 방송 사업자의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의적절하게 마련됐다”고 했고, 안형환 상임위원은 “편성 규제 완화가 방송 시장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 부위원장도 “편성 규제가 방송의 공공성 확보, 발전 위해서 만들어졌지만, 환경 바뀌면서 규제 완화 필요성 있었다. 방송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