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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는 13일(현지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위치한 리막 본사에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 및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현대차 6400만 유로(854억원), 기아차 1600만 유로(213억원) 등 총 8000만 유로(1067억원)을 리막에 투자키로 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리막은 고성능 차량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고 당사의 ‘클린 모빌리티’ 전략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며 “글로벌 제조사와 협업한 경험도 풍부해 당사와 다양한 업무 영역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높이 평가했다. 이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리막의 활력 넘치는 기업 문화가 우리와 접목되면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리막의 마테 리막 CEO는 “현대차 그룹의 신속하고 과감한 추진력과 미래 비전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협력이 3사는 물론 고객에 대한 가치 극대화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막은 마테 리막이 2009년 당시 21세 나이로 설립한 회사다. 현재 고성능 하이퍼 전동형 시스템·전기차 스포츠카 분야의 강자로 자리잡았다. 2016년 리막이 개발한 ‘씨 원(C_One)’은 400m 직선도로를 빠르게 달리는 경주인 드래그 레이싱에서 고성능 전기차들을 제치고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씨 투(C_Two)’ 역시 1888마력을 바탕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를 1.85초 만에 주파하는 등 고성능을 자랑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다양한 협업 경험도 진행했다. 전기차용 부품 및 제어기술을 공동개발하고 현재는 고성능 전기차 모델의 소량 양산·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협력으로 고성능 자동차 분야 등에서 높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보유한 전기차용 파워트레인 기술과 리막이 보유한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활용해 고성능 수소전기차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각오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협업으로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전동형 차량으로 보다 신속하게 이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사는 2020년까지 N브랜드의 미드십 스포츠 콘셉트카의 전기차 버전과 별도의 수소전기차 모델 등 고성능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후 고성능 전동차 양산도 검토한다. 아울러 2020년에는 상품성과 효율성을 끌어올린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출시할 계획이다.
고성능 자동차는 최근 급성장하는 시장으로 꼽힌다. 주행성능과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서다. 이 시장을 견인하는 차종으로 고성능 전기차다. 순수 전기차 시장이 전세계에서 2014년 13.4만여대에서 2018년 94.2만여대로 성장한 가운데, 같은 기간 고성능 전기차도 4.5만여대에서 25.4만여대로 연평균 57% 성장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5년 고성능 브랜드 ‘N’을 출시한 바 있다. 이어 WRC 등 글로벌 모터스포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i30 N’과 ‘벨로스터 N’ 등을 지속 선보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기아자동차 상품본부장 부사장은 “‘잘 달리는 차’를 넘어 모든 고객이 꿈꾸는 고성능 자동차를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술력을 선도할 동력성능 혁신을 통해 친환경차 대중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가치도 함께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