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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1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9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디지털 신세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특별강연에서 “전 세계는 기술력을 지닌 신생기업을 기반으로 대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더 뻗어 나가는 혁신 생태계 경쟁을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기업 내부의 연구·개발을 중요시하는 폐쇄형 혁신 모델을 유지해왔지만 디지털 대변환기에는 개방형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방형 혁신이란 대기업의 자본력과 마케팅 능력이 벤처·중소기업의 아이디어와 결합하는 것을 말한다. 즉 대기업의 지원으로 벤처·중소기업의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홍 장관은 “지난 5년간 세계 5대 기업의 경우 40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다”며 “구글은 안드로로이드와 유튜브 등의 130개의 회사를 인수·합병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홍 장관은 개방형 혁신의 징검다리 역할로 사내벤처 제도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내벤처는 대기업들이 기존 우수인력의 지속적 활용과 이탈 방지, 다양한 사업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기업 내부에 독립된 벤처사업체를 두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경기 침체를 극복하려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내벤처 제도 도입 바람이 불었다. 구글 니안틱(포켓몬고 개발)과 노키아 욜라(스마트폰 개발)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스마트 골프화)와 현대자동차(유아용 카시트) 등이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했다.
정부도 이러한 기업들의 움직임에 발맞춰 올해부터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게 홍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운영기업이 사내벤처팀을 발굴하면 정부와 기업이 1대1 매칭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라며 “기존에는 없었던 정책으로 많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개방형 혁신을 위해서는 규제 개혁이 필수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규제 개혁을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규제 개혁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도 규제 개혁을 위해 끝장 캠프를 만들었고 그 첫 대상이 네트워킹에 모바일 개념을 도입한 이모빌리티(e-mobility) 산업이었다”며 “이모빌리티는 새로운 산업이어서 법률상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규제 개혁 시도가 가능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규제 개혁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는 문제도 발생하는데 곧 해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 장관은 중기부가 규제 개혁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부부터 혁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취임하자마자 벤처·중기기업처럼 행동하고 사고하자고 직원들에게 말하는 등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방형 혁신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곧 새로운 정책을 통해 30년간 쇠락해온 한국 경제를 반드시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