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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당장 돈 되는 것 집중…” 트럼프노믹스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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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욱 기자I 2016.11.10 15:10:27

MB노믹스 닮은꼴 “인프라 1150조원 투자… 법인세 인하”
실효성 미지수… 정부 재정 악화·빈부격차 심화 우려도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하고 법인세를 줄여 기업 중심의 경기 활성화를 모색하겠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선거 당선으로 내년부터 ‘트럼프노믹스’가 시작된다.

트럼프노믹스는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에 1조 달러(약 1150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중한 게 특징이다. 역시 건설사 사장 출신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시행했던 ‘MB노믹스’와도 닮았다.

미국판 MB노믹스 “인프라 1조달러 투자”

트럼프 당선자는 9일(현지시간) 새벽 뉴욕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열린 축하 연회장에서도 이 같은 ‘트럼프판 뉴딜 정책’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사회 기반시설) 건설로 미국 경제를 재건하고 수백만여 명에게 일자리를 되찾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낙후 도심 재개발과 고속도로, 교량, 터널, 공항, 학교, 병원 등의 신설이다.

그의 공약에도 인프라에 대해 1조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부동산 재벌 출신으로서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성과를 냄으로써 미국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9일(현지시간) 뉴욕 힐튼 미드타운에서 열린 축하 기념행사에서 앞으로의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AFP
실제 뉴욕 증시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 첫 개장일인 9일 금융 업종 주가가 4.07% 급등했다.

트럼프노믹스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은행의 수익률 개선에 도움을 주리란 기대감 때문이다.

정부가 대규모로 재정을 지출하면 시중에 돈이 풀리고 물가가 올라가 기준금리도 덩달아 오르며 은행 수익률에 유리한 환경이 된다.

그는 또 석유, 천연가스 같은 화석 연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트럼프는 미국 미개발 화석연료의 가치가 50조 달러에 달한다고 주장해 왔다.

반대로 오바마 정부가 공들여온 친환경 에너지 부문은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 당장 수익성이 나지 않고 정부 지원 없이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 때문이다.

대규모 감세… 법인세 35%→15%로

기업에 대한 감세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 역시 MB노믹스와 닮은꼴이다.

트럼프는 최대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고 소득세율도 현행 7단계에서 3단계로 간소화한다.

그밖에 소득세를 인하하고 상속세를 폐지하는 친재벌 정책도 공약에 담겨 있다.

당장 세수 감소를 감수하고라도 기업을 활성화함으로써 경기 전체가 살아나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한 정책이다.

콜로라도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가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해진 지난 8일(현지시간) 저녁 환호하는 모습. /AFP
이와 함께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외국으로 간 자국 기업의 회귀를 독려하는 동시에 무역 장벽은 높이 쌓는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는 MB노믹스보다는 1980년대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의 ‘레이거노믹스’와 닮은꼴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해외 자산은 12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트럼프는 공약 기간 포드나 애플이 외국 투자를 늘리는 데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 대신 번 돈을 본국으로 보낼 때 법인세를 10%까지 낮추겠다는 당근책도 제시했다.

트럼프의 폐쇄적인 이민 정책과 세계화에 대한 거부감 탓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 온 애플, 구글 같은 미국 공룡 IT기업에도 매력적일 수 있다.

FT는 EU 등에서 탈세 의혹을 받고 있는 애플 같은 기업들엔 달콤한 제안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효성 미지수… 정부 재정 악화 우려도

트럼프노믹스가 경기부양에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인프라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은 일시적이고 IT·제조기업의 미국 회귀 노력도 국가별 맞춤 생산·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특성과 맞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법인세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역시 트럼프의 지지기반인 노동자층까지 낙수 효과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자칫 경기는 부양하지 못한 채 국가 재정만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 비영리기구인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 앞으로 10년간 11조~16조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74% 수준에서 2026년까지 111~141%로 늘어나리라 보고 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트럼프의 공약이 이행된다면 “미국 경제는 경기후퇴에 접어들고 민간 부문 일자리 400만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9일(현지시간) 뉴욕 힐튼 미드타운에서 열린 축하 기념행사에서 앞으로의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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