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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좌파 아니다. 진보적인 사람도 아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 연설을 한 것은 후회 없다. 원망하거나 저항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순응하지 않을 거다. 그간 받았던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고, 대학로를 지켜온 배우들에게 돌리겠다.”
한국 연극계 거장 이윤택(64) 연출 겸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그동안 제기돼 왔던 정부 측의 예술 검열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연출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예술검열 논란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출가는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기금 희곡심사에서 100점을 받고도 지원작품에서 탈락해 외압설에 휩싸였었다. 최근엔 부산에서 아동극을 하던 중 기장군의회에서 올해 운영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 당해 이달부터 극장 문을 열지 못하고 있어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연출은 7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열린 중견연극인 창작집단 연극 ‘바냐 아저씨’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부터 그랬는데 내 수명이 다 됐구나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연극 ‘바냐 아저씨’에서 연출을 맡은 그는 “이윤택이라는 사람이 한국사회에서 특혜를 갖고 있었던 거 같다. 그래서 이윤택이 많이 하니까 (더 이상) 하지 말라는 말도 맞는 말이다. 특혜를 받을 입장이 아니다. 물러나고 있다. 국공립연극도 하지 않는다”면서 “올해 연극 연출을 한지 30주년이다. 정년의 해로 삼고 조용히 연극을 할 생각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지방 촌놈이 30년전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내 연극을 본 임영웅 연출, 김동훈 연출 등이 우리 극단에 와서 작업하라고 했다. 국가에서 혜택 받기 이전에 연극인들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라며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이고, 어떻게 돌려줘야 할까 고심 중이었다. 그 때 중견연극인 창작집단으로부터 연출 제안을 받았고 단숨에 승락했다. 대학로를 지켜온 배우들에게 돌리겠다”고 강조했다.
중견연극인 창작집단은 지난 2013년 12월 중견예술인들의 활동 활성화는 물론 대학로 연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뜻을 같이한 4060 연극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이듬해 김석만 연출을 필두로 연극 ‘현자 나탄’을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연극인 김지숙이 대표를 맡고 있다.
오는 27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서 개막하는 연극 ‘바냐 아저씨’는 중견연극인 창작집단이 창단 후 선보이는 두 번째 연극이다. 안톤 체호프의 원작을 이윤택 연출 특유의 블랙코미디로 재해석해 선보인다. 기주봉, 김지숙, 곽동철, 이재희, 고인배, 이용녀, 이봉규 등 중견연극인들이 출연한다.
이윤택 연출은 “오늘도 간담회장으로 나서는데 단 한 사람도 차를 가진 사람이 없더라. 버스 타고, 내 차를 함께 타고 왔다. 평생 연극을 한 사람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 여건이 좋은 국공립 연극 말고, 정말로 대학로 민간 연극이 살아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대학로 배우들이 바로 이 사람들이구나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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