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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대만에서 로켓배송 기반의 ‘쿠팡식 직매입 모델’을 이식 중이다. 쿠팡은 2021년 대만 진출 이후 최근까지 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물류 인프라 구축과 상품 판매에 투입했다. 올해 1분기 핵심 경쟁력인 직매입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와우 멤버십을 론칭했다. 코카콜라·펩시 등 인기 상품군도 6배 늘렸다. 신베이·타오위안·타이중·가오슝 등지에서는 ‘쿠팡프렌즈’를 모집해 배송 인력 내재화 테스트에 돌입했다. 주요 도시 배송 캠프도 구축해 로켓배송 지역을 확대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무신사도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무신사는 지난 4월 중국 현지 법인 ‘무신사 차이나’를 설립하고 김대현 법인장을 선임했다. 이는 2021년 일본에 세운 ‘무신사 재팬’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자회사다. 무신사는 올해 하반기 중국 상하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는 한편 일본에서도 내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매장을 열 계획이다. 무신사는 2022년 온라인 기반 ‘글로벌 스토어’를 통해 13개 국가에 진출했다. 앞으로는 오프라인을 거점으로도 세계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고 플랫폼도 해외를 정조준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당근마켓의 운영사 당근은 올해 일본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 김재현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일본 법인 대표로 선임된 뒤 도쿄, 가와사키, 요코하마에 이어 최근 지바와 사이타마 일부 지역까지 글로벌 서비스 ‘캐롯’을 확장했다. 일본 캐롯 앱에는 지하철역 인근 큐레이션(선별 추천) 기능도 적용해 현지 이용자 접근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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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거대 외국 자본 플랫폼의 침투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등 C커머스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초저가 상품과 무료배송, SNS 기반 추천 알고리즘을 무기로 20·30 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브랜드보다 가격을 앞세운 이들의 전략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와 상품을 선별해 보여주는 ‘브랜드 중심 큐레이션’ 모델을 구축해 온 국내 커머스 플랫폼의 약점을 파고들고 있다. 특히 검색 광고와 쇼핑 콘텐츠 유통 채널에서도 영향력을 키우며 국내 플랫폼들의 마케팅 효율마저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커머스 플랫폼의 해외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이야기다. 단순 판매 채널 확대를 넘어, 자체 플랫폼과 전용 앱, 물류망까지 구축하는 현지화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 컬리의 미국 역직구, 쿠팡의 대만 로켓배송, 무신사의 일본·중국 공략은 각사의 경쟁력을 살린 구조적 확장 시도다. 시기적인 분위기도 좋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K패션·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류 콘텐츠와 결합한 커머스 플랫폼은 프리미엄 가격과 고객 충성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 성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고, 초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계 플랫폼들의 영향력도 빠르게 커지는 상황”이라며 “시장 내 경쟁 강도가 높아지면서 해외 진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보는 시각이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지 소비자에게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