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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를 타고 경기도 용인시 등을 약 60킬로미터(km) 정도 달렸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캐스퍼 1.0 터보 인스퍼레이션 트림으로 가격은 2007만원 상당이다.
캐스퍼를 실제로 보니 일단 ‘깜찍하고 귀여운’ 첫인상에 호감이 갔다. 다른 차와 함께 주차된 모습을 보면 캐스퍼의 크기가 확실히 아담했지만 차 자체로 본다면 다부진 인상을 줘 그렇게 작아 보이지 않았다.
캐스퍼의 분리형 헤드램프가 먼저 눈에 띄었다. 파라메트릭 패턴이 적용된 전면 그릴과 후면 리어램프는 세련된 느낌을 준다. 액티브(터보) 모델엔 원형 인터쿨러 흡입구가 추가되는데 좀 더 활동적인 인상을 더했다.
측면 디자인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보인다. 측면부는 타이어를 덮고 있는 펜더의 볼륨감을 강조하면서 지상고를 높여 역동성을 높였다. 전면과 후면, 측면 디자인 모두 귀엽고 개성 있어 젊은 세대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운전석에 올라 보니 경차에서 느껴지는 답답함이 없었다. 운전석 창문이 커 개방감이 뛰어난 영향이다. 방향지시등 레버 등이 플라스틱 소재로 처리된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실제로 운행해보니 주행 성능이 기대보다 좋았다. 경차다 보니 운전과 주차, 차량 조작은 쉽고 깔끔하다. 캐스퍼 가솔린 1.0은 최고 출력 76PS(마력), 최대 토크 9.7kgf·m, 복합연비 14.3km/ℓ를 확보했다. 가솔린 1.0 터보는 100PS, 최대 토크 17.5kgf·m, 복합연비 12.8km/ℓ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기아의 경차 레이를 실제로 운행했을 때 고속주행이나 코너링에서 쏠리는 느낌이 강하다. 캐스퍼는 고속에서 불안한 느낌이 없었고 시속 100km 정도까지 무난하게 치고 올라갔다. 도심에서도 전체적으로 무난한 주행 성능을 보였다.
다만 경차이다 보니 정숙성은 아쉬웠다. 시속 60~70km 정도에서도 소음이 꽤 크게 느껴졌다. 캐스퍼는 스포츠모드를 탑재했는데 다른 SUV의 노말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간극 만큼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다.
경차치고 가격대가 있다보니 첨단 시스템 중 필수로 꼽히는 기능을 탑재했다. 현대차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시스템이나 차로 유지 보조 시스템, 전방차량 출발 알림 시스템을 캐스퍼에 경차 최초로 기본 적용했다. 경차의 약점으로 안전성이 꼽혔던 만큼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해 7개의 에어백을 탑재하며 안전에도 신경을 쓴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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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활용성을 생각해봤을 때 구매 전 자동차가 필요한 목적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운전석과 조수석의 공간은 건장한 남성이 타도 충분하다. 2열 역시 뒤로 밀면 키 175센티미터(cm)정도 남성이 앉았을 때 주먹 두 개 정도가 남았다. 뒤로 젖힐 수 있어 좀 더 편안하게 이동 가능하다.
캐스퍼가 특별하게 여겨지는 것은 ‘풀 플랫’ 기능 때문이다. 캐스퍼는 운전석까지 접혀(폴딩해) 차량 내부 공간을 평평하게 이용할 수 있다. 뒷좌석을 끝까지 밀고 레버를 당기며 좌석을 앞으로 접는 방식이다. 최대 2미터(m) 정도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데 레저를 위한 물건 적재나 차크닉(차에서 하는 피크닉)이 가능하다. 세단에서 이같이 공간활용을 할 수 없단 점에서도 캐스퍼의 장점으로 내세울 만한 부분이다.
일상 수납 공간은 준중형차나 소형 SUV에 비해 다소 부족해 보였다. 캐스퍼는 센터 콘솔을 없애고 음료 두 잔과 키를 놓는 정도만 확보했다. 1열 문의 양 밑 좁은 공간, 조수석의 글로브 박스와 센터페시아 밑 작은 공간을 활용하는 정도다. 주차권과 통행권, 영수증, 파우치 등을 보관할 공간도 마땅치 않았다. 여성 운전자에게 인기몰이 중인 모델임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비슷한 가격의 소형 SUV도 있지만 경제적 이유로 경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캐스퍼가 어필할 수 있을 듯하다. 캐스퍼는 29일 출시된다. 가격은 기본 모델 △스마트 1385만원 △모던 1590만원 △인스퍼레이션 18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