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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모니터 이어 스피커까지…전자업체 '게임'에 집중하는 이유

신중섭 기자I 2021.09.02 18:00:00

코로나 확산에 '200조원'까지 커진 게임 산업
이미 경쟁 치열한 게이밍 모니터·노트북 시장
스피커까지 범위 넓히며 게임 시장 공략 박차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글로벌 게임 시장이 약 200조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가전 업체들이 ‘게이밍(Gaming)’ 관련 기기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게임에 특화된 모니터와 노트북을 넘어 이제는 스피커로까지 그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울트라기어 게이밍스피커(모델명: GP9)로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LG전자)
◇이젠 게이밍 ‘스피커’…게임 시장 공략 가속화

2일 글로벌 게임 전문 시장조사업체 뉴주가 지난해 발간한 ‘글로벌 게임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9.3% 성장한 1593억달러(193조원)로 전망됐다. 업계는 실제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게임 시장 규모가 확대된 건 코로나19 여파 탓이 크다. 언택트(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서 머무르는 ‘집콕’ 생활이 늘면서 게임 수요가 커진 것이다. 그러자 게이밍 관련 기기 시장도 덩달아 커졌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게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진출했던 가전 업체들은 이처럼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하자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자사 첫 게임 특화 스피커인 LG 울트라기어 게이밍스피커(모델명 GP9)를 출시한 LG전자(066570)가 대표적이다. 2018년 게이밍 모니터, 지난해 게이밍 노트북에 이어 이번엔 스피커를 내놓으면서 게임에 특화된 브랜드인 ‘울트라기어’의 영역을 확장했다. 이번 스피커는 내장 마이크와 특화된 채팅 기술을 갖춘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온라인 게임 시 상대방과 음성 채팅을 하기 위해선 별도의 헤드셋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제품은 주변 소음과 게임 사운드는 줄이고 내 목소리는 키울 수 있는 ‘에코캔슬링 보이스채팅’ 기술이 적용돼 헤드셋 없이도 게임 중 원활한 음성 채팅이 가능하다.

스피커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음향 부분에서도 탄탄한 성능을 갖췄다.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3D 게이밍 사운드 기술이 탑재 돼 1인칭 슈팅게임(FPS)모드 등에서 상대방의 발소리나 총소리가 나는 위치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고급 오디오 제품에 주로 적용되는 하이파이 쿼드덱도 탑재했으며 DTS사의 입체 사운드 기술 ‘DTS Headphone: X’도 적용됐다.

◇모니터·노트북 시장 경쟁은 이미 치열

‘게이밍 모니터’ 시장도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업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게이밍모니터(100Hz) 출하량은 전년 1840만대 대비 41% 증가한 2590만대가 예상된다. 국내 시장은 2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13만 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약 36만 대를 기록했다.

국내 게이밍 모니터 브랜드로는 이 분야 업계 1위인 삼성전자(005930)의 ‘오디세이’ 시리즈와 LG전자의 ‘울트라 기어’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가 탑재된 49인치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를 내놨다. 240Hz의 주사율은 물론, 1000R 곡률, 32:9 울트라 와이드 화면비, 듀얼 QHD 해상도 등 업계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췄다. 가격은 웬만한 TV보다 비싼 240만원이다.

LG전자는 지난달 ‘LG 울트라기어’ 34인치 신제품을 출시, 38·34·32·27·24인치 등 총 20종에 이르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가 인증하는 디스플레이 기술 중 최상위 버전인 지싱크 얼티밋(G-SYNC® ULTIMTE)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며 출고가 169만원에 달한다. LG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화면 모니터, 게이밍 모니터 등 하이엔드 제품군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트북에선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없다는 편견을 깬 ‘게이밍 노트북’ 시장 경쟁도 격화하고 있다. IDC에 따르면 올해 게이밍 노트북 출하량은 2790만 대로 지난해 2400만대 대비 16.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신제품으로 각각 ‘갤럭시 북 오디세이’와 ‘울트라기어 17’를 선보이면서, 게이밍 노트북 시장의 기존 강자인 레노버, MSI, 에이서, 에이수스 등 외국 업체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시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100조원 이상의 큰 시장 규모를 갖춘 만큼 수년 전부터 전자 업체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며 “코로나를 계기로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전자 업체들도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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