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지연은 최근 평소와 다른 행보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건강 문제로 활동을 잠시 쉬었던 그는 지난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뮤지컬 콘서트의 유다 역을 시작으로 1인극 ‘그라운디드’,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로 무대서 왕성하게 활동했다. 본업인 뮤지컬에서는 젠더프리 캐스팅을 소화했고, 연극에도 도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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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의 젠더프리 캐스팅 작품 출연은 처음이 아니다. 뮤지컬 ‘광화문 연가’(2017)와 ‘더 데빌’(2018)에서 남자 배우들과 같은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그러나 남성성이 명확한 캐릭터를 성별을 바꿔 연기한 것은 ‘아마데우스’가 처음이었다. 차지연은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젠더프리 캐스팅에서도 선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마데우스’에서는 여배우인 내가 살리에리를 연기할 때 작품과 따로 노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연습에 더 매진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차지연의 최근 행보는 ‘도전’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된다. 그는 “갑자기 새로운 도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를 꿈꿔왔는데, 그런 배우가 될 수 있는 길이 눈앞에 펼쳐졌기에 그 길을 겸손한 마음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 데뷔한 뒤 주로 뮤지컬에 출연했는데 조금 답답했어요. 제 이미지가 주는 한계도 있었고,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없었죠. 그럼에도 최대한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은 연이어 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저를 ‘여배우’로 가두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배우’로 살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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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무대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차지연은 “무대는 나를 있게 해준 곳이기에 절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애정을 나타냈다. 꼭 도전해보고 싶은 젠더프리 캐스팅 공연으로는 뮤지컬 ‘드라큘라’와 ‘지킬 앤 하이드’를 꼽았다. 그는 “‘드라큘라’는 정말 한 번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며 “김준수와 함께 더블 캐스팅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