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5일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비율이 70% 수준인 것에 비하면 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이로 인한 세금 특혜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2018년 표준단독주택 중 최고가액을 차지한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한남동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169억원이다. 경실련이 실거래가를 기반해 추정한 해당 주택 시세는 325억원으로 공시가격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경실련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위 10위 주택과 서울시 실거래가 내역을 비교한 결과 평균 시세 반영률은 53%에 그쳤다. 서울시가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에게 공개한 실거래가 자료 중 2015년 이후 한남동과 이태원동의 실거래 100억원 이상 단독주택의 시세를 산출해 추정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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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추정 결과 공시가격이 111억원인 이태원동 주택의 시세는 203억원이고, 3위인 성북동 주택(공시가격 97억7000만원)의 시세는 170억원으로 추정됐다. 강남에 위치한 방배동 주택(공시가격 87억원)은 실제 추정가격이 171억원이다.
일반적으로 실거래가 신고가 실제 거래가보나 낮게 신고되는 관행까지 감안하면 시세반영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고 경실련은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의 공시가격도 시세를 43% 밖에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발표된 실거래가 전수조사 연구에 따르면 11억원 초과 서울 단독주택의 시세반영률은 21%로 나타나기도 했다. 작년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170억원에 매입한 주택도 공시가격은 88억원에 그쳤다.
경실련 조사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신내11단지의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80.6%, 노원구 한신2차는 72.2%, 구로구 삼명아파트는 72%다. 초고가 단독주택 공시가격 시세반영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이미 지난 십수년간 아파트 한 채 보유한 서민들은 단독주택을 보유한 재벌 회장과 부동산부자들에 비해 많은 세금을 부담해온 셈이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감시팀장은 “초고가 주택 대다수는 재벌 회장 등 상위 1% 부동산 부자들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아파트를 보유한 서민과 부동산 부자들간의 조세형평성이 매우 불평등한 상황”이라며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반영률을 높이고 부동산 종류별 차별을 없애 불공평한 공시가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서울 강남 등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 정상화를 위해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부동산 종류에 따른 불평등한 과세기준 개선없이 공정시장가액비율부터 인상한다면 서민과 부동산 부자간 세금 차별은 더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경실련의 판단이다.
김 팀장은 “공시가격 산정기준이 되는 표준주택 공시가격(표준지 공시지가)은 국토부 장관이 결정고시하는 만큼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조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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