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자율이라고?" 저축은행 뿔났다

정다슬 기자I 2015.07.08 16:56:05

금융위, 이미지 광고 등 제한, 타업권과의 형평성 논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앞으로 대부업뿐만 아니라 저축은행도 어린이·청소년이 볼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 광고가 제한된다. 금융당국은 업계 자율로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고 했지만, 정작 저축은행 업계는 과도한 규제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8일 발표한 저축은행 방송광고에 대한 자율규제 강화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저축은행은 대부업과 동일하게 평일은 오전 7~9시 및 오후 1~10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7시~오후 10시에는 광고를 하지 못하게 된다. 또 광고 문구에 ‘쉽게’, ‘편하게’ 등의 문구나 휴대폰·인터넷를 통해 대출의 신속성·편리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후크송(짧은 후렴구가 반복되는 노래), 돈다발을 대출 실행으로 나타내는 표현도 광고에 사용할 수 없다. 여기에 과도한 대출을 경고하는 문구를 방송시간의 3분의 1 이상 노출토록 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월 저축은행에 대한 광고 규제 움직임이 나타난 이후 저축은행 업계는 자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에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에 저축은행 업계의 개선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는 특히 이미지 광고마저 제한하는데 대해 과도한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고제한은 TV광고가 과도한 대출을 조장하고 특히 어린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리 때문인데, 대출 상품이 아닌 회사 이미지나 예·적금상품 등에 대한 광고까지 제한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라는 이유만으로 광고 시간대가 제한되는 것은 결국 유해 금융기관이라고 낙인을 찍히는 것과 같다”며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캐피탈, 신용카드 등 여신상품을 취급하는 다른 금융업권은 광고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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