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업종별로 신규투자 비중은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가 26.8%로 가장 높았고 바이오·의료 순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기·기계·장비 분야 신규 투자 비중이 6.1%에서 12.1%로 크게 늘었다. 이차전지 등 반도체 분야에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VC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비대면 등 일부 업종에 투자가 치우쳤던 현상이 완화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금리 등으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추세”라며 “VC들도 펀드 만기 일정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하반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얼어붙기 시작한 시장은 올해 1분기 바닥을 찍은 뒤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를 시작으로 투자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VC들이 투자를 자제하면서 쌓아둔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를 집행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등 투자 여력이 커져서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유동성이 넘쳐난 2021년에 펀드 결성이 활발했다”며 “VC들은 보통 6년짜리 펀드를 만들어 3년간 투자하고 3년간 회수하기 때문에 2021년에 결성된 펀드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VC들이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하지 않으면 출자자(LP)의 신용도를 잃기 쉽고 관리보수를 얻기 힘들다”며 “하반기부터 드라이파우더 소진으로 인해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도 벤처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지원책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는 만큼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비상장 기업 창업주가 보유한 주식 1주에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복수의결권이 오는 17일부터 도입된다.
민간 벤처모펀드 제도도 지난달 19일부터 시행됐다. 정부 재원 없이 민간 출자금으로 펀드를 조성하고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민간형 재간접펀드다. 민간 모펀드의 세제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오는 12월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청 중기부 벤처정책관은 “금리가 안정화되고 경기가 풀리면 벤처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투자심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내년 모태펀드 예산 증액 등 벤처투자 가용재원을 다각도로 확보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VC업계 의견을 반영해 발표한 루키리그(신생출자사) 지원 확대 등 제도개선 대책을 차진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