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진정되자 '미국판 배민' 배달원 감소

고준혁 기자I 2022.05.02 15:23:10

WSJ "인스타카트 배달원 ''쇼퍼'' 최근 감소세"
수입 감소한 배달원들 다른 배달앱 일도 맡아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던 배달앱 배달원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배달 주문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AFP)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식료품 배달앱 업체 인스타카트의 배달원 ‘쇼퍼’(shopper)는 팬데믹 이전 대비 3배 증가해 한때 60만명을 웃돈 적도 있지만, 최근 들어 줄어들고 있다.

이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때와 달리 인스타카트 주문 건수가 감소해 쇼퍼들의 수익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쇼퍼들은 인스타카트 외 배송 일을 통해서 줄어든 수익분을 메우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2017년부터 쇼퍼를 해온 리사 코체스퍼거는 “예전에는 한 번에 많은 상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제는 보기 어렵다”며, 최근 몇 달간은 아마존 배송 업무를 했다고 말했다. 2020년 여름부터 쇼퍼를 시작한 토니 홍은 “이제 내 한 달 수익에서 인스타카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 정도다. 다른 배달앱인 도어대시를 통해서도 배달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카트는 쇼퍼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인스타카트는 지난 3월 쇼퍼가 받은 배달 수당을 현금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24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였다. 최근 주문자가 통보 없이 주문을 취소할 경우 헛걸음하는 쇼퍼를 위해 보상금 10달러를 준다고 발표했다. 쇼퍼용 전화 상담센터를 운영하기로도 했다.

쇼퍼의 감소는 인스타카트에 치명적이다. 주문 고객과 식료품을 이어주는 배달원이 줄면 배송 지연이 불가피하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컨설팅 기업 LEK의 노아 아델 사메드 이사는 “주문자에 빠르게 물건을 배송해주는 배달원은 인스타카트와 같은 배달앱 업체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스타카트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리서치 기업 1010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인스타카트의 2020년 연말 매출은 전년 대비 330% 증가했으나 작년 말엔 15% 감소했다. 비상장기업인 인스타카트는 자사 기업가치를 390억달러(49조3800만원)라고 밝힌 바 있으나 지난 3월엔 이를 240억달러(30조3900만원)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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